빚 상환 10만명 숨통..1년간 채무조정제도 운영

2009-03-10 15:33


   여러 금융회사에 진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10만 명 가량이 다음 달부터 대출금 상환 부담을 덜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10일 단기 연체자가 금융채무 불이행자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4월13일부터 1년간 사전 채무조정(프리 워크아웃) 제도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5억 원 이하를 빌려 30일 초과~90일 미만 연체한 사람이 대상으로, 신용대출과 담보대출을 모두 포함한다. 1개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을 연체했어도 전체 대출에 대해 채무 조정을 받을 수 있다.

   이 제도의 지원을 받으려면 ▲채무조정 신청 전 6개월 안에 받은 신규 대출금의 비중이 총 대출금의 30% 이하 ▲연간 소득에 대한 연간 대출 원리금의 상환 비율(DTI 비율)이 30% 이상 ▲보유 자산가액 6억 원 미만 ▲실직.휴업.폐업.소득 감소 등 4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금융위는 단기 연체자가 약 30만 명으로, 이 요건을 모두 갖춘 사람은 10만 명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에 대해서는 연체 이자를 탕감하고 신용대출금은 최장 10년, 담보대출금은 최장 20년에 걸쳐 나눠 갚을 수 있도록 하면서 이자율도 낮춰준다. 다만 실업 등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원금 상환이 1년간 유예되고 이 기간에는 연 3% 정도의 이자만 내면 된다.

   1차례만 채무조정을 신청할 수 있으며 신용회복위원회가 채권 금융회사의 동의를 얻어 빚 상환 부담을 덜어 준다. 담보대출은 채권단의 3분의 2 이상, 신용대출은 2분의 1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지금은 3개월 이상 연체해 금융채무 불이행자로 등록돼야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채무조정이 가능하다.

   금융위 김광수 금융서비스국장은 "경기침체로 가계대출 연체율이 증가하는 점을 고려할 때 연체자의 상당수가 금융채무 불이행자로 전락할 수 있다"며 "사전 채무조정을 통해 이를 막고 필요하면 운영 기간의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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