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신입생 전원 입학사정관 선발

2009-03-10 00:41


   최근 카이스트가 일반고생 150명을 무시험 전형으로 뽑겠다는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포스텍도 올해 입시부터 입학생 전원을 입학사정관을 통해 선발하겠다는 파격적인 입시안을 내놨다.

   또 교수들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정년이 보장된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정기 평가제(포스트 테뉴어 리뷰)를 국내 처음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포스텍 백성기 총장은 9일 "미래 성장 가능성에 중점을 둔 학생 선발을 위해 올해 치러지는 2010학년도 입시부터 신입생 300명 전원을 입학사정관 심사를 통해 뽑겠다"고 밝혔다.

   포스텍은 지난해 말 2010학년도 입시부터 학생 전원을 수시전형으로만 선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이번에 수시 선발하는 신입생 300명 전원에게 입학사정관 전형을 적용키로 한 것이다.

   포스텍은 이를 위해 전임 6명, 비전임 12명 등 총 18명의 입학사정관을 채용 또는 위촉했다.

   전형은 1단계 서류 평가, 2단계 면접으로 나뉘어 실시된다.

   합격자의 3배수 내외를 뽑는 서류 평가는 포스텍에서의 수학 가능 여부를 검증하기 위한 절차로 학교생활기록부, 수상 실적, 자기소개서, 학교장 추천서 등 학생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서류가 평가 대상이 된다.

   지금까지도 포스텍은 다양한 서류 전형을 해 왔지만, 올해의 평가 방식이 이전과 다른 점은 서류 평가 결과를 일절 점수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18명의 입학사정관이 학생 개개인이 제출한 서류를 놓고 심도 있는 토의를 거쳐 1단계 전형 통과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2단계 면접은 수학ㆍ과학 분야의 지식을 묻는 구술 면접과 인성 중심 면접으로 나뉜다.

   1단계 서류 평가를 통과한 학생은 인성과 창의성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하는 면접시험을 치르고, 1단계 전형을 완전히 통과하지 못해 별도의 보충 전형이 필요한 학생은 수학ㆍ과학 구술면접을 보게 된다.

   이렇게 치러지는 올해 수시모집은 9월부터 시작돼 11월 초 완료된다.

   손성익 입학처 학생선발팀장은 "서류나 면접으로 지원자들을 서열화하는 방식이 아닌, 입학사정관 18명의 종합 심의에 의해 선발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따라서 합격자 간 순위가 따로 없다"고 말했다.

   포스텍은 또 잠재력이 있는 농어촌 지역 학생을 미리 발굴, 양성하기 위해 올 여름방학부터 도시 저소득층 및 농어촌 지역 고교 2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잠재력 개발과정' 프로그램도 운영키로 했다.

   이를 위해 상반기 중 전국 농산어촌 지역 고교로부터 우수 학생들을 추천받아 40명을 선발, 여름방학 4주간 수학, 과학 과목을 지도하고 이 학생들이 이듬해 입시에서 포스텍에 지원할 경우 서류 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다.

   포스텍은 이와 함께 교수들의 역량 제고를 위해 올해부터 정년 보장 교원을 대상으로 한 3년 주기의 평가제도(포스트 테뉴어 리뷰)를 도입하기로 했다.

   정년 퇴직일을 기준으로 해 거꾸로 3년에 한 번씩 평가를 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우수 교원 10%가량을 `포스텍 펠로우'로 선임하고 정년 연장, 인센티브 지급 등 혜택을 준다는 계획이다.

   반면 성과가 부진한 교수에 대해서는 주임교수와의 면담을 통해 업적향상 방안을 마련하도록 할 방침이다.

   정년보장 교원 중 만 55세 이상, 근속 20년 이상 교원을 대상으로 한 명예퇴직 제도도 시행키로 했다.

   학교 측은 "정년이 이미 보장된 교수들을 놓고 이러한 방식으로 평가하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라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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