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 양극화 폭풍온다

2009-03-10 09:12

저축은행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일부 대형 저축은행들이 투자증권과 자산운용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영업확대에 나서면서 해당지역을 기반으로 서민 소액대출을 하는 중소형 저축은행을 옥죄고 있는 것이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해 4월 금융감독원의 최종 승인을 받아 옛 KGI투자증권을 인수, 솔로몬투자증권을 탄생시켰다.

솔로몬투자증권은 올해 1월까지 2008회계연도 누적 순이익이 총 13억원을 기록해 출범 첫해에 흑자 달성을 한 바 있다.

솔로몬투자증권은 지난해 10월 부터 4개월 연속 월간 흑자행진을 지속했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 중부상호저축은행을 인수, 서울에 한정된 영업망을 충청권까지 확대했다. 현대스위스는 작년 하반기에만 8000억원 규모의 자산이 증가했다. 또한 부동산투자 전문금융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난해 현대스위스자산운용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최근 부산 양풍저축은행을 인수한 토마토저축은행은 오는 3월과 4월 각각 서울 명동과 선릉에 지점을 낼 계획이다.


분당에 본점을 둔 토마토저축은행은 부실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영업권 외에 4개 점포를 신설할 수 있게 됐다.

대형저축은행들이 이른바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공격적인 영업활동에 나서고 있는 반면 해당지역 서민 소액대출을 중심으로 한 중소형 저축은행들은 올해가 더욱 힘든 한해가 될 전망이다.

기존에 예금을 맡기거나 대출을 하던 소위 단골 고객들이 대형저축은행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분당에 거주하는 최 모 씨(남, 31)는 "기존에 이용하던 저축은행에서 돈을 빼서 대형저축은행으로 옮겼다"며 "어차피 금리도 거의 비슷하고 이름을 많이 들어본 대형저축은행에 넣는것이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저축은행 같은 경우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라면서 "특히 지역특성에 맞는 영업방침이나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 저축은행서비스실 관계자는 "전체 저축은행 대출 중에 기업대출이 85%, 가계대출이 15%정도"라면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대출의 경우 중소기업 위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지역을 기반으로 한 중소형 저축은행도 소액 개인 대출보다 중소기업대출을 중점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영역은 비슷하다"라고 덧붙였다.

금감원 측은 대형저축은행과 소형저축은행의 양극화에 대해서는 자산규모에 있어서의 빈익빈부익부, 즉 양극화가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다라며 "일단 소형저축은행들이 대형저축은행들 규모에 상응하는 영업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규모를 키우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소형 저축은행간의 업무 제휴 또는 기타 종합형 금융기관들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한 특단의 영업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현재 자산규모가 1조원이 넘는 초대형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솔로몬저축은행(4조 1842억원), 현대스위스(4조 636억원), 한국 진흥 경기상호저축은행(2조 3178억원), HK저축은행(2조 6372억원), 부산저축은행(3조 134억원), 토마토 저축은행(2조 9912억원) 등이다.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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