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韓-EU FTA "관세환급 절대 양보 안해"

2009-03-07 10:50
EU, 한국에 관세환급 양보 시사

"관세환급 만큼을 절대 양보할 수 없으며 이러한 점을 이번에도 분명히 전달했다."

이혜민 외교통상부 자유무역협정(FTA) 교섭대표는 지난 3일과 4일 양일에 걸쳐 브뤼셀에서 열린 한국-EU FTA 협상 EU 측 수석대표 이그나시오 가르시아 베르세로와 가진 협의에서 핵심쟁점 가운데 하나인 관세환급 유지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관세환급(duty-drawback)이란 수출용 원재료를 수입할 때에 징수한 관세 등을 그 원재료를 이용하여 가공 또는 제조한 물품을 수출할 때에 환급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협의를 마무리한 뒤 국내 통신사의 인터뷰를 통해 "관세환급 철폐 요구는 협상을 깨는 문제라는 점을 고수해 왔으며 EU 측도 우리의 이러한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EU 측 관계자 역시 "한국이 미국 등 다른 국가와 체결한 FTA에서도 관세환급 부분은 결국 그대로 유지했다"라며 "2년간 협상했지만, 관세환급에 대한 한국의 입장은 완고하다"라고 말했다.

캐서린 애슈턴 EU 통상담당 집행위원도 지난 4일 로이터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이 관세환급 부분에서는 재협상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이미 이 부분에서는 EU가 양보했음을 시사했다.

또 다른 비관세장벽(NTB) 부문 핵심쟁점인 승용차 원산지 규정과 관련해 EU 측 관계자는 "완제품 가운데 역외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매우 어려운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관세 장벽과 관련, 이 대표는 "협정이 발효되고 5년 이내에 7400여개의 모든 품목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며 이 가운데 95%는 즉시 철폐돼 양측 모두 이득을 보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협상타결 전망에 대해 "협상이란 최종 타결 전까지는 타결되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다"라며 "이달 23~24일 서울에서 열리는 8차 협상에서 끝낸다는 양측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다"라고 신중론을 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한-EU FTA 타결은 전 세계적으로 보호주의 경향이 짙어지는 상황에서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우는 획기적 사건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이달 말 8차 협상 이후 필요할 경우 내달 중 양자 통상장관 회의가 개최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후 협정문 법률검토 작업을 거쳐 양측이 협정문에 가서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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