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해영공 南민항기 안전담보 못해"···긴급 항로 변경

2009-03-06 10:58

북한이 5일 발표한 성명으로 남한 민간 항공기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발생, 우리 측 국적항공사들이 항로를 긴급 변경해 운항하기로 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미국과 괴뢰도당의 무분별한 북침전쟁연습·책동으로 조선반도에서 그 어떤 군사적 충돌사태가 터질지 알 수 없다"며 "군사연습기간 우리측 영공과 그 주변 특히 우리의 동해상 영공주변을 통과하는 남조선 민용항공기의 항공 안전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을 선포한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업계는 북한 동해상의 영공을 거치는 미국과 러시아 등을 운항하는 항공편에 한해 항로를 긴급 변경했다.

 대한항공은 당초 5일 오후 9시15분께 도착할 예정이었던 뉴욕발 항공기가 이번 사태로 인해 일단 앵커리지로 회항한 뒤 북태평양 항로를 이용해 6일 오전 6시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또 같은 시각 인천공항에 도착한 아시아나항공의 미국 시카고발 항공기의 노선도 북태평양 항로를 이용했으며, 캄차카항로를 이용하던 기존 미국, 러시아 노선들의 항로를 바꾸기로 했다.

 이에 앞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5일 한-미 '키리졸브' 합동군사연습과 관련해 "우리는 군사연습기간 우리측 영공과 그 주변, 특히 우리의 동해상 영공 주변을 통과하는 남조선 민용 항공기들의 항공안전을 담보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항공업계는 그동안 미주발 항공기는 연료절감을 위해 북한 동해상 영공을 통과하는 캄차카 항로를 주로 이용해 왔다. 대신 한 편당 약 135만원의 영공 사용료를 낸다.

 대한항공은 현재 블라디보스토크와 미국 서부 노선을 운항하는 여객기와 화물기 등을 포함해 하루 평균 7~8편이 캄차카 항로를 이용하고 있다. 

 또 아시아나도 러시아 하바롭스크, 사할린을 운항하는 노선과 뉴욕, 시카고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들어오는 여객기가 주 19편(편도) 운항하고 있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업계에 북한 관할 비행정보구역을 통과하는 항로 대신 일본 관할 비행정보구역을 이용하도록 지침을 내리고 국방부, 통일부 등 관계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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