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올해 경영 키워드는 '비은행 강화'
지난 2001년 국내 최초로 금융지주회사 전환에 성공한 우리금융지주가 출범 8년째를 맞아 글로벌 30대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여파로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 자통법 시행을 지렛대 삼아 질적 성장을 이뤄낸다는 방침이다.
특히 향후 경제 회복기에 대비해 비은행 부문 역량을 강화하고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하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또 은행 부문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 지금 필요한 건 '내실경영'
우리금융의 올해 경영 화두는 수익 중심의 내실경영이다. 이를 위해 일선 영업직원은 물론 임직원까지도 손익과 영업 마인드로 무장하고 있다.
영업력 확보의 일환으로 차별화된 혁신상품을 개발하고 업무 프로세스도 고객 편의 중심으로 바꿔 수익창출 역량을 배양한다는 방침이다.
또 지난해 하반기 지주회사 내에 설치한 비상대책 상황실을 중심으로 그룹 통합 위기관리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최근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위기관리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경제위기의 여파가 너무 커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어려움이 발생했지만 올해에는 부실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잠재적 리스크 요인들을 더욱 체계적이고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그룹 내 준법감시기능도 활성화해 투자성 금융상품의 불완전 판매 가능성을 제거하고 고객 이익 증대를 영업 최우선 목표로 삼기로 했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수익 지표의 실질적 개선을 통해 재도약을 위한 기초체력을 튼튼히 다지고 제한된 경영자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계획"이라며 "종이 한 장도 헛되게 쓰지 않는 등 경비 절감을 통한 경영 효율화에도 매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비은행 강화·시너지 창출에 '올인'
우리금융은 경제 회복기에 대비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메릴린치를 인수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의 지주회사 전환 과정을 벤치마킹해 은행 부문의 안정성과 투자은행(IB) 부문의 상품설계 역량이 결합된 CIB 모델을 도입하기로 했다.
또 계열사 간에 판매 및 마케팅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작업도 추진 중이다. 은행, 증권, 보험 등 주요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는 있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의 시너지를 창출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아울러 그룹의 성장잠재력을 키우기 위해 은행 부문의 비중을 줄이는 한편 그룹 구조를 증권, 자산운용, 보험, 소비자금융 등의 분야로 분산시킬 계획이다.
이 회장은 "올해는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는 원년으로 증권, 자산운용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보험과 소비자금융 부문이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확충할 수 있도록 지원해 현재의 위기를 그룹 비은행 부문의 시장 지위 강화를 위한 전략적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밖에도 우리금융은 해외 지역의 기존 네트워크를 현지법인으로 전환해 사업기반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아직 진출하지 못한 지역에 대해서는 시장연구와 진출전략을 수립할 방침이다.
◆ 최대 계열사 우리은행 "일단 숨고르기"
우리금융 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은행은 악화된 영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안정적인 영업망 확대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유동성 및 자산 건전성 관리에 주력할 계획이다.
우선 고객 수신 증대를 통해 예대비율을 개선하고 외화자금 확보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제값 주고 제값 받는 영업을 통해 수익성과 자산 건전성 등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다는 복안이다.
또 효율 경영을 위해 행원들에 줄일 것은 줄이고 합칠 것은 합쳐나가는 습관과 절약정신을 강조하고 불필요한 업무는 과감히 잘라낼 것을 주문하고 있다.
비록 지난해 사상 최저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기존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이고 영업 노하우를 제고해 새로운 영업 패러다임을 만들어 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영업점의 실적평가(KPI) 체계를 개편했다.
가계대출, 기업대출, 수신, 신용카드 등의 평가 항목 중 가계대출 항목을 제외해 일선 영업직원들의 부담감을 덜어주고 안정적인 영업 활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6조원 규모의 중소기업 대출과 청년 인턴 확대 채용 등, 친사회적 경영 및 홍보 활동으로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힘쓸 예정이다.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우리은행은 국민주택기금 총괄수탁은행 선정, 중소기업 지원 우수 금융기관 선정, 더 뱅커(The Banker)지 채택 한국 최우수 은행 선정 등의 결과를 이뤄내며 국제적으로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최근의 경제상황이 안 좋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지금부터 변혁의 마인드를 갖는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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