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맞은 금융가는 '공부모드'

2009-03-02 16:27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점에서 일하는 회사원 윤 모 씨(27세, 여)는 요즘 주말에도 쉴 틈이 없다. 오는 8일 파생상품펀드투자상담사와 부동산펀드투자상담사 시험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현대증권 가락지점에서 일하는 회사원 김 모 씨(28세, 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 주말에도 8일 시험을 위해  커피숍 구석에 앉아 공부에 열을 올렸다.

김모씨는 "거의 의무나 다름없지만 시험을 보지 않거나 떨어지면 낙오되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할 수 밖에 없다" 라며 "자본시장통합법 실시 이후 이것저것 따야 할 자격증 시험이 넘쳐나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금융권 직장인들이 이른바 '공부 모드'에 돌입했다. 최근 금융회사들이 밀집한 여의도, 명동, 광화문 등지에서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 저녁에도 금융권 임직원들이 커피숍 등에서 책을 보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교육원이 공고한 '2009년도 펀드투자상담사시험 자격시험 일정'에 따르면 오는 8일 부동산펀드투자 상담사, 파생상품펀드투자 상담사 시험이 실시되고 4월,5월,8월,11월에 3,4,5,6회 시험이 있다.

자본시장법이 시행되기 전에는 펀드판매자격증만 따면 됐지만 이제는 주식, 파생상품, 펀드투자 상담사 등 총 3개로 시험이 많아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다니는 윤 모 씨는 "회사 차원에서 사이버 교육을 실시하고 자격증 비용도 대준다"며 "하지만 시험에 떨어지면 그 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험을 보지 않을 경우 경위서를 작성해야 한다"며 "하지만 개인 경력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 자발적으로 공부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은행권의 경우도 마찬가지. 신한은행 성내지점에서 일하는 최 모 씨(29세, 남)도 "요즘 대부분 금융권 직장인들이 파생펀드랑 부동산 펀드 자격증을 따느라고 난리"라며 "의무는 아니지만 살아남기 위해서는 꼭 따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측은 "자통법 이후 회사차원에서 펀드투자 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독려하고 있다"며 "회사차원에서도 사이버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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