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중대형임대 '갈아타기'수요가 청약률 끌어올려
"청약예금 가입자와 갈아타기 수요가 청약률을 끌어올렸다."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 중대형 임대아파트가 예상밖의 높은 경쟁률로 성공적인 분양을 이끌어내면서 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청약예금 가입자와 갈아타기를 목적으로 한 수요자들이 청약률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공급된 판교 중대형 임대아파트는 당초 주변 시세와 비교해 비싸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청약결과가 의외로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37개 주택형 가운데 30개 주택형이 1순위에 모두 마감되는 의외의 결과를 보였다. 평균 경쟁률은 2.56대 1, 최고 경쟁률은 127대 1이었다.
△1차 요인은 입지 = 성공 분양 요인의 1차적인 요인은 뛰어난 입지다. 판교의 입지요건은 2006년 분양당시 '로또 판교'라고 불릴 정도로 청약자들이 몰렸을 만큼,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 입지 가운데 하나이다.
교통·학교·공원·생활권 등 어느 하나 나무랄 수 없는 뛰어난 요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판교역이 들어서는 동판교는 역세권이라는 장점 때문에 서판교에 비해 청약자가 대거 몰리면서 극심한 쏠림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신분당선과 고속도로 개통이 임박한 것도 성공분양의 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개발재료에 불과했지만 개통이 임박하면서 재료가 현실화되고 있고 그 가치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청약예금자와 갈아타기 = 이번 판교 중대형 청약 대상은 청약예금 가입자였다. 정부의 주택정책이 중소형 위주로 전환되면서 청약예금 가입자들의 선택의 폭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상황. 따라서 서울 강남권에서 중대형을 필요로 하지만 자금여력이 떨어지는 청약예금 가입자들이 몰릴 수 있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던 것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판교 중대형은 초기 큰 비용없이 갈아타기용으로는 최적의 상품이었다"며 "청약예금자들이 대거 몰린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세차익을 기대한 장기투자자들도 꽤 몰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 기준으로 하면 10년뒤 분양 전환시 적용되는 기준가액은 감정가액을 바탕으로 하게 된다. 10년간 지불한 월세를 고려하면 주변시세와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감정가가 시세의 80% 이하만 반영돼고 적지않은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김 부장은 "일단 입주해 있다가 시장 상황을 봐가며 분양을 받을 것인지, 아니면 옮길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시장 환경이 좋아지면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입지 등 종합적인 요인에다 이같은 재테그 전략이 반영되면서 수요자들이 몰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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