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보상금, 기업엔 ‘단비’ 금융권엔 ‘대목’
작년 말부터 풀리기 시작한 토지보상금 17조원이 기업 자금난 해소를 위한 '단비'는 물론 금융권 투자 유치를 위한 '대목'이 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문정지구, 신내지구, 위례지구, 회천지구, 향동지구, 마곡지구, 동탄지구 등 수도권 개발지역에 지급되는 토지보상금이 올 상반기까지 13조~17조원, 연말까지 2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자금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자금경색과 불투명한 부동산시장의 영향으로 자금이 최근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성 상품과 우량 회사채로 몰리고 있다. 이로써 한때 자금난에 빠졌던 중견 그룹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서 기업의 토지보상금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금융권 역시 토지보상금에 대해 큰 기대를 품고 있다.
증권사 및 주요 은행들이 토지보상금 유치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금경색이 심해지고 새로운 투자자금이 창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간에 뭉칫돈을 끌어들일 수 있는 토지보상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사활을 건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일부 은행들은 계열 증권사와 합동으로 고객유치에 나서고 있다. 시너지효과를 얻기 위한 전략이다.
한국증권 PB본부 박미경 상무는 "금융위기로 투자 분위기가 냉각된 상황에서 단기에 뭉 칫돈을 유치할 수 있고 해당 고객이 나중에 VIP 손님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금융회사들이 발벗고 나섰다. 과거와 달리 채권보상이 이뤄져 증권사들도 경쟁력이 커졌다"고 소개했다.
한국증권은 문정, 위례, 양주회천, 마곡지구에 토지보상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절세 방안을 제시하고 보상금 수령 증권계좌 개설 등을 지원하고 있다. 총 5천억원 유치가 목표인 한국증권은 그동안 현지 마을로 직원들을 보내 설명회 등의 공을 들여 올해에만 1천300억원을 유치했다.
굿모닝신한증권도 동탄과 위례, 마곡지구에 오전 8시부터 매일 12시간과 주말에도 운영되는 토지보상센터를 마련하고 인근 영업지점 직원들과 세무사 등을 배치해 유치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토지보상 고객만을 위한 특별 채권매매조건을 제시하고 있으며 특히 동탄지구 토지보상센터는 신한은행과 공동으로 운용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도 마곡, 동탄지구 등에서 하나은행에 설치된 토지보상팀과 공동으로 자금유치에 나서고 있으며 기동성을 높이고자 하나은행 차량으로 이동보상사무소를 개설해 주민들과 직접 접촉하고 있다.
강소영 기자 haojizhe@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