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vs. MS, '마케팅 전쟁'

2009-02-06 11:21

   
 
사진: 애플사의 광고 중 한 장면

윈도우의 마이크로소프트와 아이폰의 애플이 맞붙었다. 25년전 애플사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컴퓨터 운영(OS) 시스템을 탑재한 PC에 도전장을 내민바 있다.

1984년 슈퍼볼 게임 중간 광고로써 애플사는 전체주의적으로 시장을 독식하는 PC를 망치로 부숴뜨리는 모습을 선보여 오늘날까지도 광고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애플사의 MS 운영체제를 탑재한 컴퓨터를 해체하려는 시도는 현재까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애플과 MS의 공격적 시도가 과거와는 다르게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최근 뉴욕타임즈가 보도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대부분의 IT기업들이 마케팅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반면 애플사는 광고 등의 마케팅부문에 2008년 4분기 동안 전년 대비하여 더 많은 지출을 했다고 최근 발표한 실적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이로써 애플사는 업계에서 MS 다음으로 가장 많은 돈을 마케팅에 지출하는 기업으로 기록됐다.

미 조사기관인 TNS 미디어 리서치는 "작년 9월까지 애플사가 1억 3300만 달러(약 1838 억원)를 마케팅부문에 투자해 평균 매출규모가 애플보다 3배나 되는 HP나 IBM의 마케팅 예산보다 훨씬 많은 지출을 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MS는 1억 9100만 달러를 쏟아부으면서 업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마케팅에 지출했다. 


△ Mr. 매킨토시 vs Mr. PC

   
 
 
애플사는 Mr. 매킨토시 대 Mr. PC 주제로 시리즈 광고를 2005년 부터 꾸준히 해 오고 있다.

대부분의 시리즈에서 매킨토시 역할의 배우는 민첩하고 새로운 유행을 선도하지만 MS의 윈도우를 탑재한 PC는 시대에 뒤떨어지고 둔하기만 하다.

최근 들어 애플에 비해 MS가 영업실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이러한 광고에 대해 MS는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과거 애플사의 비교 광고에 크게 반응하지 않던 MS가 지난해 미국 코미디언 제리 사인필드와 MS의 창업자 빌 게이츠를 케스팅해 대대적 반격에 나선 것이다.

MS의 데이빗 웹스터 총 매니저는 "작년 선 보였던 광고를 통해 애플이 지난 수십년간 MS와 연관시키려던 구시대적 모습을 되받아쳤다"며 광고의 성과를 설명했다.

그러나 맥킨토시의 작년 시장점유율이 전년 대비 2% 상승한 10%를 기록하면서 현재까지는 애플사의 비교 마케팅 전략이 MS보다는 좀 더 우세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시장 조사기관인 BK 리서치가 400명의 애플과 MS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애플사의 광고가 MS의 광고보다 좀 더 창의적이고 가치지향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애플사의 "Bean Counter(계산밖에 모르는 사람)"이라는 광고에서 애플은 MS가 제품의 기술적 결함을 고치기 보다는 마케팅에만 천문학적 돈을 쓴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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