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고뉴의 도멘(Domaine)과 로마네 콩티
2009-02-04 11:08
[조흥주의 와인 e야기]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도 산골 작은 마을이 아니더라도 강원도의 소도시 이름을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와인이라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랑스의 어느 지역, 심지어 작은 마을, 그리고 어떤, 어떤 밭, 거기에 역사적인 배경 까지…. 아마도 이런 것들이 와인이 마냥 어렵게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앞서 설명한 보르도의 네고시앙에 이어 이번에는 부르고뉴 지방의 도멘을 알아보려 하는데 자칫 어려워질 수 있는 내용이기에 이런 부분들을 먼저 이해하신다면 조금은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도멘의 직역적 의미는 ‘영지’정도로 표현이 되는데 이는 네고시앙 보다는 보르도의 샤토와 비슷합니다.
샤토처럼 도멘 역시 자체 포도밭에서 재배에서부터 양조 병입까지 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차이점이 샤토는 그 포도원의 의미가 크고 도멘은 양조자 의미가 더 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도멘이 샤토보다는 네고시앙과 함께 다루어지는 이유 입니다.
여기에 프랑스의 역사적 이유로 보르도는 대부분 소유주가 거대 영토를 가지고 있는 반면에 부르고뉴 지역은 한 마을의 포도를 재배할 수 있는 작은 땅을 여러 사람들이 나누어 가지고 있습니다.
쉽게 예를 들어 볼까요? ““강남의 어떤 사람이 5층 건물을 가지고 있다면 그사람은 하나의 상호를 가지고 5층 건물 전체에 레스토랑을 열수 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도시에서 10층 건물을 분양한다면, 하나의 층의 주인이 그리고 각층의 101호와 102호의 주인이 다를 수 있겠죠?
그렇다면 그 빌딩의 이름은 하나지만 각각의 영업점의 이름은 다를 수 밖에 없겠네요.
그리고 101호의 주인이 다른 지역의 빌딩에 같은 상호의 점포를 만들 수 있겠죠?““ 강남의 예는 보르도의 샤토, 또 다른 도시의 101호 주인은 부르고뉴의 도멘 정도라 보면 됩니다.
이 때문에 부르고뉴 와인의 경우 그랑크뤼 와인이라 해도 도멘에 따라 종류와 가치가 다양하며 같은 이름의 와인을 많이 볼 수 있는거죠.
부르고뉴의 유명 도멘으로는 도멘드 라 로마네 꽁티(DRC), 도멘 자끄프리외르(DJP), 도멘 아르망 루소 등이 있습니다.
부르고뉴 에는 각각의 밭에 등급이 매겨지는데, 그랑크뤼 포도원의 경우에도 소유주가 다수일수 있는데, 최상의 포도원에서 나는 와인의 높은 가치에 최고의 도멘의 양조기술이 더해진다면 그 와인의 가치는… 여러분의 상상에 맏기겠습니다.
각종 와인 관련 서적이나 많은 분들이 아시는 ‘신의 물방울’이란 만화에서도 최고의 도멘으로 손꼽히는 도멘드 라 로마네꽁티(Domaine de la Romanee-Conti) 의 경우에도 여러 곳의 그랑크뤼 포도원을 소유하고 있는데, 연간 6,000병 정도의 생산량의 로마네 꽁티와 약 1,500병 정도의 생산을 하는 라 타쉬를 비롯해 리쉬부르, 로마네 생 비방, 에세조 등이 있습니다.
워낙에 소량의 생산량이기도 하지만 DRC에서는 이를 판매할 때 각각의 와인이 아닌 패키지로 묶어서 판매를 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로마네 꽁티는 본 로마네 지역의 작은 포도원으로 18세기 1.85ha의 작은 이 포도밭을 소유한 꽁티 장군의 이름을 따서 로마네 꽁티란 이름이 붙여지고 후에 지금의 도멘드 라 로마네콩티 란 법인이 소유하게 됩니다.
부의 상징이기도 한 이런 부르고뉴 와인의 아름다운 유혹이 있기에 부르고뉴 와인을 사랑하면 곧 가사를 탕진하게 된다고들 합니다. 여러분들은 그 유혹을 이겨낼 수 있을까요?
Joe180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