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통신시장 경쟁력 실종됐다"

2009-01-21 10:49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21일 KT-KTF 합병을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건의문을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다.

두 회사는 또 정만원 SK텔레콤 사장과 조신 SK브로드밴드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는 등 KT-KTF 합병 저지를 위한 총력전을 펼쳤다.

두 회사는 A4용지 3장 분량의 건의문에서 ▲경쟁제한성 심화 ▲방송통신산업 발전 제약 ▲이용자 편익 및 사회후생 저해 등을 이유로 들어 KT-KTF 합병을 절대로 허용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이날 오전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통신시장 환경을 "공정한 경쟁을 통한 산업발전이 원천봉쇄되는 비상사태"라고 규정하고, "그것은 필수설비를 독점한 KT가 이동통신 2위 기업인 KTF와 합병을 통해 독점적 거대 사업자가 되겠다고 공식화했기 때문"이라고 KT를 겨냥했다.

정 사장은 이어 "KT-KTF가 합병하게 되면 양사가 보유한 유무선통신시장의 독점력 또는 지배력이 유무선 양방향으로 전이돼 전체 통신시장에서 본원적 경쟁이 사실상 실종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양사 합병의 문제점과 관련, 정 사장은 "전체 통신시장 및 통신자원을 KT가 독식하게 되면 경쟁이 심각하게 제한된다"며 "아울러 KT가 보유한 필수설비를 통해 KT의 기존 유선시장 독점력이 더욱 고착화할 뿐 아니라 이동전화시장으로까지 전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최근의 컨버전스 환경에서 KT가 가진 막강한 지배력은 방송 및 뉴미디어 시장으로 확대돼 결국 방송통신시장 전반의 경쟁제한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사장은 KT-KTF 합병 이후 "통화품질, 요금 등 본원적 경쟁은 사라지고 소모적인 마케팅 비용 경쟁으로 회귀할 것"이라며 "시장독점에 의한 경쟁감소로 인해 요금인하 유인이 저하돼 결국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KT-KTF 합병이 통신장비, 미디어, 콘텐츠 시장 등 전후방 산업 성장동력을 약화하고, 일자리 창출과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정부 정책 추진에도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사장은 "지금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몸집 부풀리기를 통한 독점 거대기업의 탄생'이 아닌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신규시장을 창출하고 해외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시장환경 조성과 정부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조 신 SK브로드밴드 사장도 "두 회사의 합병으로 KT 유선의 지배력이 무선으로 전이되고, 이는 다시 유선의 독점력을 더욱 강화시켜 지난 10년간 버텨 온 후발 유선업체들의 존립 기반마저 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합병을 통한 KT의 유선 독점력 강화와 후발업체들의 고사에 이르는 악순환 구조는 IPTV, 인터넷 전화 등 신규시장 창출에도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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