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취임 앞두고 북-미 신경전
북한 외무성이 17일 미국과의 관계정상화와 핵문제는 별개라며 미국의 핵위협이 남아있는 한 관계정상화가 이뤄져도 핵보유 지위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둔 시점에서 앞으로의 북-미 간의 협상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 오바마 행정부의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힐러리 클린턴은 열린 청문회에서 북한과의 관계정상화에 대해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제거하지 않고서야 불가능하다"며 부시행정부의 선 핵포기-후 관계정상화정책을 계승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북한은 힐러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전날 '비핵화보다 북미관계정상화가 먼저'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와 북-미 관계정상화의 선후 관계를 두고 신경전에 가까운 기선잡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북한이 오바마 정부가 경제위기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문제, 중동문제 등으로 인해 북한문제를 시급하게 다루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속에 오바마 정부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신들의 주장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신경전은 북한에 대해 상대적으로 유화적일 것이라는 관측을 낳기도 했던 오바마 정부에서도 북-미 간의 지루한 줄다리기는 변함없이 이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특히 힐러리 내정자의 발언 등으로 미뤄볼 때 오바마 정부도 북한과 이른바 '통 큰 협상'을 하기보다는 부시 행정부와 같은 점진적인 접근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 단시일 내에 북미관계에 있어 의미있는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관측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