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한 경기침체..부도.해고 '가속'
2009-01-06 08:41
경기 침체에 따른 부도, 감산, 조업중단 등으로 직장을 잃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 은행보다는 제2금융권,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의 직원들이 찬 바람 불고 있는 겨울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6일 금융계 등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영업점 내부통제 업무를 담당하는 계약직 직원 457명에 대해 계약 연장은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은행권에서는 고령자들에 대한 희망퇴직 등이 마무리되면 상대적으로 입지가 약한 계약직 사원들이 해고의 우선순위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은 작년 연말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으로 약 1천300여 명의 직원을 퇴직시킨 바 있다.
고용 측면에서 은행권보다는 제2금융권의 직원들이 훨씬더 열악한 상황이다.
대우캐피탈은 지난달 11일부터 16일까지 희망퇴직을 시행해 전체 직원의 20%에 육박하는 150명으로부터 신청서를 받았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근속연수 2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아 전체 직원(3천200명)의 15%에 달하는 488명을 내보냈다.
저축은행업계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의 경우 전체 직원의 10%인 30명 정도가 희망퇴직을 신청한 상태이며 계열사인 부산솔로몬과 경기솔로몬도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중소기업의 부도가 속출하면서 직장을 떠나야 하는 근로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작년 11월에 부도난 중소기업은 206개로 전월의 211개에 이어 2개월 연속 200개를 넘었다. 작년 1∼11월 부도 중소기업은 1천654개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9.1% 증가했다.
부도는 아니지만 공장가동 중단으로 집에서 쉬는 근로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모터사이클 전문 생산업체인 S&T모터스는 창원공장의 가동을 오는 9일까지 중단한다고 공시했고 일진다이아몬드 역시 1개월간 충북 음성공장의 조업을 한달간 중지한다고 밝혔다.
임금을 제 때 받지 못하는 근로자들도 불어나고 있다. 기업들의 임금 체불액은 작년 1∼10월 평균 726억원(1만9천명)이었으나 11월 931억원(2만4천명), 12월 1천75억원(2만7천명) 등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임시.일용직의 일자리도 사라지면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이 결정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11월 건설업 취업자수는 전년 같은 달에 비해 2만9천명 줄어 2007년 8월이후 16개월째 감소했다.
통계청 정인숙 고용통계팀장은 "제조업과 달리 건설업에서는 취업자 수 감소분이 거의 대부분 임시.일용직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고용이 줄어들면 가계에 결정적인 타격을 주고 내수의 한 축인 소비를 짓누르기 때문에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