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바닥은 어디?...연내 30달러 갈 수도
국제유가의 바닥은 어디일까. 불과 3~4개월전 사상 최고 행진을 벌이던 유가가 브레이크 없는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3.63달러(9.3%) 하락한 35.35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여름 사상 최고치인 147달러에 비해 4분의1 수준으로 폭락한 것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된 2월 인도분 브렌트유 역시 3.75달러(9.3%) 내린 배럴당 36.61 달러로 마감했다.
최근 유가 폭락의 배경은 실물경제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다. 이날도 미 상무부는 11월 소비지출이 전월에 비해 0.6% 감소했다고 발표하는 등 미국발 경기침체 먹구름이 전세계에 더욱 짙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최근 1년간 국제유가 추이 (출처: bigchart) |
미 노동부가 공개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신청건수 역시 58만6000건에 달해 198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수치는 전문가 전망치 56만명 역시 크게 웃돈 것이다.
추세를 더욱 자세히 가늠할 수 있는 4주 평균 수치도 55만8000건을 기록해 전주의 54만4250명에 비해 늘어난 것은 물론 26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가 가속화하면서 원유를 비롯한 상품 수요 역시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MF 글로벌의 에드워드 마이어 애널리스트는 "거시경제와 관련된 부정적인 뉴스들이 유가 하락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연말까지 국제유가의 하락세는 이어진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MF 글로벌의 존 킬더프 선임 부사장은 "연말까지 유가는 하락할 것"이라면서 "최근 가솔린 재고가 늘고 있다는 사실도 원유시장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킬더프 부사장은 "연말 유가는 35달러선과 30달러선을 차례로 시험하게 될 것"이라면서 "내년에나 반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유가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2월 인도분 금선물은 온스당 9.90달러 오른 848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국제 금값은 8년 연속 상승세로 한해를 마감하게 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했다.
프로스펙터 애셋 매니지먼트의 레오나르도 캐플란 대표는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금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며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1년간 금값 추이 (출처: bigchart) |
콩과 옥수수 등 먹거리 가격이 치솟고 있는 것도 최근 상품시장의 특징이다. 대표 생산지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가뭄이 이어지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확산된 탓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3월 인도분 콩 선물은 이날 1.6% 올라 부셸당 9.1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1월 이후 최고치다.
전문가들은 콩 선물 가격이 지난 7월 사상 최고치인 16달러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할 경우 여전히 44% 이상 하락했다며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옥수수 선물 역시 이번주에만 4%가 넘게 오르면서 부셸당 4달러선에 육박하고 있다.
고쉬 엔터프라이즈의 데일 슐츠 상품 애널리스트는 "남미 지역의 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콩과 옥수수 가격의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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