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초콜릿 업계도 '휘청'

2008-12-25 10:14

경기침체로 성탄절의 축제 분위기마저 썰렁한 가운데 신용위기 여파에 전통적으로 경기불황에 강하다는 초콜릿 업계마저 휘청거리고 있다. 

최근 경기침체 여파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업종으로 초콜릿 업계를 들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달콤한 초콜릿은 부담없는 가격에 심신을 편안하게 하며 알코올과 달리 후유증을 유발하지 않아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올해만큼은 다르다.

글로벌 초콜릿 업계는 최상급 카카오 열매로 만든 값비싸고 고급스런 맛을 개발해온 것이 사실. 그러나 전세계에 불황의 먹구름 속에 소비자들의 주머니사정이 나빠지면서 초콜릿 산업 역시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시장조사그룹인 닐슨에 따르면 특히 미국과 유럽의 소비자가 신중할수록 초콜릿 시장에 미치는 타격은 크다. 

   
 
사진: 배리 콜레바우트 초콜릿

세계에서 가장 큰 초콜릿 제조사인 배리 콜레바우트의 패드릭 드 메세네 대표는 "선진 시장 중 최근 몇년 동안 매년 유럽은 1~2%, 미국은 2~3%만큼 성장했지만 최근 전반적인 소비는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전반적인 시장 악화로 내년 하반기 부활절에나 초콜릿 산업이 회복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드 메세네 대표는 "초콜릿 업계는 더욱 신중을 기하고 있다"면서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2009년 부활절을 노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리 콜레바우트는 유럽과 미국 동부 지역에서의 생산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아시아에 4개, 러시아에 1개, 미국 서부해안에 1개의 공장을 가동 중이다.

자금 사정이 악화되면서 초콜릿 업계에도 아웃소싱 바람이 불고 있다. 배리 콜레바우트는 네슬레, 허쉬, 캐드버리, 일본의 모리나가에 2년간 15만톤의 초콜릿을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드 메세네 대표는 "아웃소싱 추세가 계속 될 것"이라며 "특히 현재 환경에서 더욱 많은 잠재력이 있어 모든 식품회사는 효율성을 증가시킬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초콜릿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카카오 가격.  런던에서 거래되는 카카오 가격은 지난해 초 t당 1,000파운드(약 194만원) 아래에서 형성됐지만 최근 1,820파운드까지 치솟은 상태다.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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