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내년 공공.플랜트 공사로 '위기 극복'

2008-12-22 09:00

 대형 건설사들이 내년도 주택시장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플랜트, 토목사업 부문 등 비주택부문을 강화하는 등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나섰다.

   금융위기와 실물경제 침체로 아파트가 팔리지 않고 미분양이 쌓이자 불투명한 주택사업 대신 경기를 많이 타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공공, 해외 사업에 주력하려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경인운하 사업과 4대강 하천정비 사업 등 사회기반시설(SOC) 발주 규모를 늘리기로 하면서 이 분야의 인력을 중점적으로 보강해 뜨거운 수주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 대형업체 '非주택사업'으로 승부 =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은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면서 주택사업은 축소하는 대신 플랜트, 토목 사업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대우건설은 이달 초 단행된 조직개편에서 주택사업본부를 종전 16개 팀에서 12개 팀으로 대폭 축소한 반면 해외 플랜트 사업팀은 종전 13개 팀을 14개 팀으로 늘렸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도 주택사업부의 수주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분야의 인력을 일부 해외쪽으로 배치해 해외 플랜트 수주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내년도 해외 수주 비중도 올해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은 내년 공공, 사회기반시설(SOC) 발주 물량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이휘성 토목사업본부장을 국내영업본부 총괄 부사장으로 선임하고, 국내 영업본부내 SOC 등 공공수주팀을 기존 2개에서 3개팀으로 확대했다.

   또 수주물량 감소가 예상되는 개발사업과 주택사업의 영업조직은 줄이는 대신 관리 인력으로 대체했다.

   GS건설 관계자는 "내년에는 시장 여건이 좋지 않은 주택 수주는 최대한 자제하고,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4대강 하천정비 사업 등 공공공사와 해외 발전.플랜트 수주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공공사업의 경우 올해 수주 실적의 2배 가까운 2조원 정도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SK건설은 지난 달 서로 분리돼 있던 화공플랜트와 산업플랜트 부문을 통합하면서 최광철 플랜트 담당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하는 등 플랜트 수주를 강화했다.

   또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상무와 SK C&C 대표이사 사장 출신으로 '해외통'으로 꼽히는 윤석경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해외사업을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 중소업체 위기관리 주력...'살 길 찾는다' = 그동안 주택사업에만 매달려왔던 중소 건설사들도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우미 '린' 아파트로 알려진 우미건설은 주택사업 침체에 대비해 사회간접시설(SOC)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울산 진장유통단지 개발공사, 전남대 의생명과학융합센터 신축공사, 법천-정산간(지방도 531호선) 도로 확포장공사를 주간사로 수주하며 전문 주택건설업체에서 종합건설회사로의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코오롱건설은 최근 환경사업본부장이었던 이주홍 부사장을 환경사업담당 사장으로 승진 발령하면서 하수처리시설, 소각로 등 환경 턴키공사 수주를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이들 공사의 경우 수주 금액은 1천억원 안팎으로 크지 않지만 발주처가 공공이라 안정적인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단기간내 사업 다각화가 쉽지 않은 중소업체들은 내년 한 해 주택사업을 최소화하면서 위기관리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라건설은 내년도 대전 서남부지구, 인천 청라.영종하늘도시 등 분양성이 괜찮을 것으로 예상되는 택지지구 3곳에만 3천여가구를 공급하고, 미분양 판매와 입주 관리를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월드건설, 우림건설, 동일토건, 현진 등 주택사업 위주의 중소건설사들도 신규 사업은 최대한 자제하고 미분양 판매와 유동성 확보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