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시가총액 '반토막'
글로벌 경기침체, 투자심리 불안 영향
삼성전자·포스코 시가총액도 감소
올들어 신용경색 심화 및 실물경제로의 확산으로 연초 대비 코스피 시가총액이 절반으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시작된 서브프라임발 금융위기 영향이 올 한해 계속되면서 유동성 위기가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과 유통업에 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와 POSCO가 각각 사상 첫 적자 전망과 감산결정을 발표한 것도 증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21일 증권선물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시가총액은 1월 평균 817조4162억원에서 11월 30일 기준 554조1186억원으로 263조2976억원(32.21%)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달 953조7988억원에 비해서도 약 42% 감소한 것이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선진국 중심의 금융권의 자산상각 및 실적악화가 계속됐지만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며 각국정책은 경기부양보다는 물가억제에 더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다.
2분기를 기점으로 마무리 될 줄 알았던 금융권 부실은 하반기 들어 투자은행에서 상업 및 지방은행, 보험사까지 그 여파가 커진데다 상대적으로 견조했던 일본과 아시아 중심 신흥시장 경제까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7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유가는 경기침체 우려로 4개월만에 고점대비 65%가 급락했고 각국 물가지수도 하락하며 정책의 중심은 물가억제에서 다시 경기부양으로 옮겨갔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150달러에 육박했던 원유가격이 50달러선으로 떨어졌다"면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원유에 대한 투기를 촉발시켰던 것이 상반기 유가 상승의 원인이었다면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달러 가치 상승과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감소가 급락의 원인이었다"고 분석했다.
3분기에는 9월에 발생한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메리린치의 뱅크오브아메리카 인수 발표로 국내증시가 공황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주상철 교보증권 연구원은 "리먼사태와 메릴린치 합병 소식에 금융시장에서의 신뢰가 약화가 국내 증시에도 투자심리 악화, 위험자산 기피현상 강화, 디레버리지 확대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4분기 들어 등장한 국내외 정책으로 증시는 다소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4분기에만 기준금리를 2.25%포인트 인하 했고 미국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발표한 신뉴딜정책은 투자심리를 안정시킬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주가급락에 따라 시가총액이 급락했다.
19일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72조 1029억원으로 연초 80조4254억원에 비해 8조3224억원(10.35%)하락했다.
삼성전자가 2000년 분기 실적 공표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올 4분기에 많게는 260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낼것이란 예상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지난 16일 삼성전자는3.18%하락했다.
이가근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중에 환율의 움직임이 삼성전자의 사업에 긍정적인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전반적인 판매 부진과 급락하는 가격에 따른 재고자산 상각액 확대 등이 실적 부진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사상 첫 감산을 발표한 포스코의 19일 기준 시가총액은 33조8282억원으로 연초의 48조4759억원에 비해 14조6477억원(30.21%)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사상초유의 금융위기와 경기침체가 내년에도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정문석 한화증권 연구원은 "지금 상황은 평범한 경기침체는 아니다"면서 "전세계 모든 지역에서 예외없이 금융위기가 나타나면서 통화정책 효과도 감소해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주상철 교보증권 연구원도 "구제금융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이 여전히 높고 기업 실적 악화가 우려되면서 신용경색 문제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혜승 기자 haro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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