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금융사 대출.보증여력 50조 확대
2008-12-14 14:28
내년 경기침체에 대비해 실물경제를 지원할 국책 금융기관에도 대규모 출자가 단행된다.
시중은행의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을 높여 기업 대출여력을 확대하는 한편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은행 자본확충을 담당할 국책 금융기관에 재정을 투입해 경제위기에 대응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국회도 예산안 통과 과정에서 정부가 제시한 당초 출자금액을 늘려주는 등 국책 금융회사의 역량 강화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14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책 금융기관 출자금액이 '2009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의 국회통과 과정에서 정부안에 비해 1조7천500억원 증액됐다.
당초 정부는 연말 현물출자와 내년 예산투입분을 포함해 국책 금융기관에 3조6천1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었지만 국회 예산조정 과정에서 5조3천600억원으로 늘었다.
수출입은행은 연말 6천500억원 규모의 현물출자에 이어 내년에 3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키로 해 출자규모가 9천500억원으로 늘었다. 당초 정부는 올해 안에 3천500억원을 현금출자하고 내년에 3천억원을 추가 출자키로 했었다.
기업은행은 국회 정무위원회가 출자규모를 1조원에서 1조5천억 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예결특위에 제출했지만 확정된 예산안에선 증액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정부는 원안대로 기업은행에 연말까지 5천억원을 현물출자하고 내년에 5천억원을 현금출자할 방침이다.
은행에 1조원을 출자할 경우 BIS 비율 8% 적용시 최대 12조원까지 신규 대출여력이 발생했다. 따라서 국책은행에 3조3천억원을 출자하면 출 40조원에 육박하는 신규 대출여력이 생기는 셈이다.
◇ 보증기관 출자로 中企 보증여력도 확충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업무를 수행하는 보증기관에 대한 출자규모도 크게 늘었다. 은행은 보증서를 받은 기업에 대출할 경우 위험가중치가 낮아 BIS 비율 하락부담을 덜 수 있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내년 출자금은 당초 정부안이 4천억원, 1천억원이었지만 국회통과 과정에서 각각 9천억원, 2천억원으로 총 6천억원 늘었다. 신.기보에 대한 출자금 1조1천억원에 보증배수 10배를 적용하면 보증여력이 11조원이나 확대된 셈이다.
중소기업 무역금융을 지원하는 수출보험기금에도 정부안보다 500억원 늘어난 3천100억원의 출자가 이루어지게 됐다.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매입하는 자산관리공사(캠코)에는 당초 정부안에는 없었던 4천억원 증자방안이 예산에 반영됐다.
캠코는 연말까지 1조원 규모로 은행 부실채권을 매입하겠다고 최근 발표했으며 내년에도 평상시에 비해 많은 부실채권을 사들일 예정이다. 캠코가 부실채권을 매입할 경우 은행의 BIS 비율이 낮아진다.
내년부터 은행 담보대출의 만기연장을 보증할 계획인 주택금융공사도 2천억원의 정부 출자를 받게 됐다.
정부 관계자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고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매입 규모를 늘리는 한편 은행의 대출여력 확보를 위해 자본을 확충해주는 등 금융시장 안정과 실물경제 지원을 위한 역량을 강화할 목적으로 국책 금융기관에 대한 대규모 출자가 이루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