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의 방사선조사(照射) 표시제도가 국제기준에 미흡하다는 지적 등 식품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식품업계가 ‘화들짝’ 놀랐다.

그동안 식품업계는 이물질 파동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터라 이번에도 불똥이 튀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큰 상태다.  

지난 11일 한국소비자원이 수도권 주요 재래시장 및 대형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5개 식품군 111개 포장제품의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국내 방사선조사 식품 표시기준이 국제기준보다 미흡하고 조사 식품 중 1개 제품이 표시규정을 위반했다고 발표했다.

조사대상 가운데 라면, 우동, 국수 등 면류가 포함돼 있고 면류 15개 제품 중 분말 또는 건더기 스프 등 11개가 방사선처리를 했다는 것.

이런 주장이 제기되자 라면 시장 70%를 차지하고 있는 농심이 즉각 해명에 나섰다.

농심은 “모든 제품에 방사선 조사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있어 이번 조사와 무관하다”며 “스팀살균기와 철저한 위생 관리를 통해 농산물 등의 원료에 대해 안전성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농심은 방사선 조사 원료가 혼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식품업계 최초로 방사선조사 검지분석장비와 인력을 확보해 원료를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뿐만 아니라 공장 분석 시스템을 구축해 방사선 조사 원료의 혼입을 차단하고 있다는 것.

현재 농심은 유럽의 정상급 연구기관(SUERC, Eurofin)에서 정기적인 테스트를 받고 있다.

사실 지난 2005년 영국 식품기준청(FSA)은 농심에 대해 방사선 처리가 의심되는 원료들이 포함돼 있는데도 포장지에 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라면, 새우깡, 짜파게티 등 20종에 대해 수입 및 판매 금지 명령을 내렸었다.

이때 농심은 방사선 처리 사실이 없다고 맞선 바 있다.

한편 국제식품규격(Codex), 유럽연합(EU) 등은 방사선조사 된 원료를 사용한 완제품의 경우에도 방사선 조사표시를 강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최종 완제품에 방사선을 조사를 한 제품만 표시대상으로 정해 놓은 상태다.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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