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 폭등..무역적자 심화
원.엔 환율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대일 무역역조를 심화시켜 전체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00엔당 1600원 부근까지 치솟으면서 엔화 대출을 받은 중소기업들은 파산을 우려하는 처지에 놓였다. 원금이 배가량 급증한 데다 대출 금리까지 급등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엔 환율 급등이 6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5일 원.엔 고시환율은 100엔당 1,598.07원을 기록하면서 1991년 고시환율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9월8일 이후 석 달 새 600원 이상 폭등한 것으로 1년1개월 전인 11월5일에 비해서는 배 이상 뛰었다.
아울러 시중은행의 엔화대출 금리는 1년제 기준으로 작년 7월 연 4% 수준에서 5일 현재 연 7.5% 수준으로 급등했다. 10억 원을 빌린 경우 연간 이자 부담이 3500만 원가량 늘어나게 된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 외환, 기업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엔화대출 잔액은 3월 말 이후 9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11월 말 현재 1조403억 엔을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엔화의 강세는 일본 제품에 비해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주기 때문에 수출에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세계적 경기 침체기에는 수출 확대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중소기업들의 시름은 깊다.
오히려 일본에서 원자재나 중간재를 수입해 가공한 뒤 수출하는 한국 경제의 특성상 엔화 강세가 대일 무역역조만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
실제로 대일 무역수지는 올해 들어 11월20일까지 303억달러 적자를 기록해 작년 연간 무역적자 규모(298억8천만 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1~11월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적자폭 133억4천만 달러의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김한나 기자 han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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