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예산안 대치정국 개막

2008-11-30 16:40

새해 예산안 처리를 놓고 ‘일진일퇴’를 거듭하고 있는 여야가 12월 국회에서 또다시 맞붙는다. 한나라당은 오는 9일까지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을 무조건 처리한다는 방침이고, 이에 민주당은 재수정예산안을 제출하라며 전방위로 대여공세를 펼치고 있다.

1일 시작되는 국회 예결산특별위원회의 계수조정소위 활동은 12월 정국의 최대 전장이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처리 방침에 따라 민주당의 전면 보이콧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며 특히 여야간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다.

◆예산안 처리 ‘난항’ = 우선 민주당은 정부가 경제상황이 다시 변했기 때문에 예산안의 재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은 현재 예산안이 △2%대 성장률 전망에 따른 세수 감소 △부자감세 강행에 따른 국가채무 급증 △5조6천억원대의 지방재정 감소 △일자리 창출 대책 등에 대한 ‘무대책 예산’이라며 수정예산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주장은 “억지이자 국정훼방”이라며 맹비난하고 있다.

당 고위 관계자는 “예산안에 수정할 부분이 있다면 국회 심사과정에서 진행하면 될 일인데, 민주당은 소위 불참을 운운하는 등 국정 포기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유선진당도 예산안의 수정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정부가 재수정예산안을 제출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250여개 예산부수법안 처리도 ‘안갯속’ = 250여건에 달하는 예산부수법안도 예산안 통과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예년과 달리 이번 정기국회에는 수많은 예산부수법안이 각종 상임위에 걸쳐 있어 이들 법안의 우선처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150여건이 계류된 국회 기획재정위의 감세법안 심사가 핵심이다.

현재까지 민주당은 법안심사와 예산 처리를 연계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전 상임위에서 조직적인 예산부수법안 심사에 대한 보이콧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이에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정략적 의도에서 국회 기능을 사실상 마비시켜 ‘식물국회’로 만들려는 시도라고 비판하고 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국회 무용론까지 나오는 마당에 국민이 한나라당에 왜 172석을 줬는지 의미를 되새기는 날이 올 것”이라고 부수법안의 강행처리를 시사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마지막까지 민주당과 최대한 협상을 진행하되, 비협조적인 자세로 나올 경우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9일 강행처리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송정훈 기자 songhdd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