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쇠고기 판매 개시..마트들 `긴장 속 안도'

2008-11-27 11:37


    전국의 대형마트들이 27일 오전부터 미국산 쇠고기 판매 재개에 들어간 가운데 주요 매장에는 손님들이 대거 몰려드는 등 일단은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를 전후해 일제히 미국산 쇠고기 판매에 돌입한 대형 마트들은 행여 불상사가 생기지 않을까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예상보다 고객들이 많이 찾아오자 안도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에는 개장과 동시에 미국산 쇠고기를 사려는 60∼70대 고객 50여명이 몰려들어 상당한 혼잡을 빚었다.

   부위별로 총 7만원 어치의 미국산 쇠고기를 구입한 김재영(64) 씨는 "고기가 싸고 맛도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안전성에 대한 검증은 국가가 잘 알아서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에 마트에 들여온 미국산 쇠고기는 등심과 목심 부위를 일컫는 `척롤'(chuckroll)이 100g당 1천350원, LA갈비가 1천900원 선에서 팔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들은 항의 시위를 예고하고 있어 마찰 가능성도 우려된다.

   지난 5월부터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광우병국민대책회의 회원 50여 명(경찰 추산)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용산역 이마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산 쇠고기 판매 재개를 규탄할 예정이다.

   이들은 미리 배포한 성명서에서 "30개월령 미만 소의 뇌, 척수, 안구, 등뼈 등 `인간 광우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많은 부위의 수입이 허용된 상태에서 유통업체들은 국민 건강권은 도외시한 채 잇속만 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제품을 판매해 향후 문제가 생긴다면 유통업체 또한 검역권을 포기한 정부와 함께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당장 판매를 취소하지 않으면 불매운동도 벌여나가겠다"라고 압박했다.

   대책회의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용산역 이마트를 비롯해 서울역 롯데마트, 홈플러스 영등포점 등을 항의 방문하는 등 규탄 캠페인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경남 창원과 진주 등 대책회의 지역본부 차원에서도 오전 `1인 시위' 등의 형태로 항의 의사를 표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이마트는 "시민단체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보안요원 증원 등의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고,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용산역 이마트 주변에 1개 중대 병력(90여 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