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유기술 고속열차 첫 선
국내 독자 기술로 설계·제작한 신형 고속열차(가칭 KTX-Ⅱ)가 첫 선을 보였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일본과 프랑스, 독일에 이어 세계 4번째로 시속 300㎞ 이상의 고속열차를 독자적으로 제작·운영하는 국가 반열에 올랐다.
KTX-Ⅱ는 프랑스에서 설계와 제작을 거의 도맡아 국내에서는 조립하는 수준에 그쳤던 KTX와 달리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됐다. 또한 열차운행시스템(진단제어), 추진장치, 제동장치 등 주요 부품을 국산화해 국산 부품 비중을 58%에서 87%로 높였다.
국토해양부와 코레일은 25일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이재균 국토해양부 차관과 이병석 국회 국토해양위 위원장 등 국내외 인사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고 기념식을 열고 KTX-Ⅱ를 일반에 공개했다.
KTX-Ⅱ는 KTX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역방향 좌석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 모든 좌석을 회전할 수 있도록 했다. 좌석의 앞뒤 간격(KTX 93㎝, 새마을호 115㎝)도 98㎝로 넓어졌다.
또 KTX에 없는 가족실과 단체실이 마련됐고 식음료를 즐길 수 있는 스낵바도 운영된다. 무선 인터넷과 DMB방송 수신설비도 새로 갖췄다.
편리하고 쾌적해진 객실만큼이나 외관과 운영 체계도 개선됐다. 우선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유선형 설계를 적용해 공기저항을 최소화했고 알루미늄 합금소재를 사용해 차체 무게를 줄였다. 또 20량으로만 운행되던 KTX와 달리 수요에 따라 10량 또는 20량 단위로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해졌다.
코레일은 KTX-Ⅱ를 실제 운행선로에서 시운전한 뒤 내년 하반기 호남선을 시작으로 전라선(익산~여수), 경부선 2단계(동대구~부산 고속선로), 경전선(삼랑진~마산) 등에 차례로 투입할 예정이다. 이로써 고속열차 수혜지역은 경부·호남선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대된다.
심혁윤 코레일 사장직무 대행은 "KTX-Ⅱ 개발을 계기로 세계 철도시장에 국내 철도의 기술력을 입증하게 돼 앞으로 국내 업체들이 터키와 브라질 등 고속철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국가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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