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 한국여자골프가 강한 3가지 이유

2008-12-30 14:28


한국 여자골프 선수들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이 점점 ‘공포’로 변하고 있다.

국내 ‘골프 지존’ 신지애(20.하이마트)가 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트럼프인터내셔널골프장(파72.6523야드)에서 끝난 시즌 마지막대회 ADT챔피언십마저 차지하며 3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한국선수들이 LPGA 투어 승수는 모두 9승,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것이다.

올 LPGA에 등록된 외국인 선수는 총 121명, 그 중 한국 및 한국계 선수는 45명이다. 전체의 36%를 웃도는 수치다. 그야말로 ‘벌떼 공습’이다.

1998년 박세리의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시작된 한국 여자골프의 세계 정복 릴레이는 이제 ‘박세리 키즈’의 세대교체로 절정기를 맞고 있다.

한국여자골프가 이렇게 위력을 떨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첫째 이유는 ‘유전적’ 요인이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동이족(東夷族)이라 불릴 만큼 활솜씨가 뛰어난 민족이었다. 수천 년간 이뤄져온 ‘젓가락 문화’도 영향이 크다. 이 같은 한민족의 특수성은 섬세한 기술을 요하는 퍼팅에서 특유의 장점을 발휘하고 있다.

둘째는 지정학적 특수성이다.

한반도는 일찍부터 수많은 전쟁을 겪어 왔다.

위로는 중국, 아래로는 일본 등 외침을 이겨내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존력이 남다르다. 일부에서는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지만 아버지들의 ‘바지 바람’도 무시할 수 없는 큰 역할을 했다. 한국인의 특성 중 하나인 ‘올 인’ 정신이 선수들을 골프에만 전념하게 만들었고, 어린 나이지만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했다.

특유의 가족문화도 멘탈 스포츠인 골프에서는 큰 도움이 됐다. 한국선수들은 LPGA 투어 대부분 가족들과 함께 이동하는데 정서적인 안정에 상당히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셋째는 강한 경쟁 시스템.

‘박세리 키즈’들이 세계무대에 통할 수 있었던 것은 치열한 경쟁 때문이기도 했다. 매년 국내에서 열리는 주니어 대회는 20개에 달한다. 대한골프협회에서 주관하는 대회가 12개(유자격 대회 7개 포함), 중고연맹에서 주관하는 대회가 8개다.

출전 제한이 없는 대회의 경우는 2000명에 달한다. 전 세계 프로와 아마에게 문호를 개방한 US오픈 지역 예선의 경우 1200여명이 출전하는 것과 비교해 봐도 상당한 숫자이다.

중고연맹 민영호 부회장은 “국내 무대에서 살아남은 선수는 국제무대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여자프로협회(KLPGA) 김일곤 사무총장은 “당분간 LPGA투어 무대에서 한국선수들의 강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한국의 일등이 세계에서도 일등이라는 자신감과 앞으로 LPGA 진출을 꿈꾸고 있는 실력자들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은 앞으로도 한국 낭자들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용환 기자 happyyh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