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반쪽'공청회 `先비준' 논란

2008-11-12 18:00


     국회 외교통상통일위가 12일 개최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공청회에서는 FTA 선제 비준 여부를 놓고 논란이 빚어졌다.

   이날 공청회는 FTA 비준안 상정을 전제로 한다는 점을 들어 민주당이 불참한 채 한나라당과 선진과 창조의 모임, 친박연대만으로 진행, `반쪽' 공청회라는 지적을 받았다.

    공청회에서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공청회 불참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선(先) 비준 반대 주장을 비판하면서 선제 비준 입장을 견지한 반면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은 선 대책 마련에 방점을 찍었다.

   한나라당 정진석 의원은 "우리가 먼저 비준하는 것이 오바마 정부의 향후 경제정책 수립에 순기능 작용을 하지 않겠느냐"며 선제 비준 필요성을 제기했다.

   같은 당 홍정욱 의원도 "최대한 빨리 비준해야 한다"며 "여당의 일방적 추진도 옳지 않지만, 민주당이 선 대책과 재협상을 거론하며 상임위 상정마저 보이콧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정옥임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한미 FTA 재협상 대비 발언과 관련, "자기모순으로, 황당할 지경"이라며 "정치적으로 일관성 없이 보면 안된다"고 비판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투자정책실장은 "조기 비준은 미국의 추가 협의 요구를 사전봉쇄하는데 필요 조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친박연대 송영선 의원도 이 같은 선제비준 주장에 합류했다.

   반면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오바마가 자동차 사업 진흥을 위해 보여온 발언 등을 감안할 때 추가 협상이든 재협상이든 대비를 하는 것이 조기 비준보다 현실적"이라며 "오바마는 한국에 (재협상 관련한) 의사 표명을 해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FTA를 통해 우리가 얻고 잃는 게 뭔지 따져본 뒤 비준 시점을 정확히 파악해야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창조한국당 문국현 의원은 "비준 후 재협상할 경우 자칫 반미감정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선진국 사례를 감안하고 국민적 합의를 이끌면서 추진해야 한다"며 "대신 수혜 및 피해 산업의 (손익을) 보정하는 정책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원목 이화여대 교수는 "미국의 재협상 요구는 필연으로, 협정의 근간을 유지하면서 별도 양해각서 등을 통해 미측 요구 일부를 수용하는 카드를 준비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FTA에 따른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범관 의원은 "현 정부에서 보완 대책으로 세워놓은 피해 직불금제, 경영이양 직불금제, 농가단위 소득안정제, 폐업지원대책 등은 경제적 측면만 고려했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며 "농촌을 경제적 생산단위로만 취급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