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리포트] 러시아·CIS 시장 이렇게 변한다
거대한 시장으로 성장한 러시아에는 한국기업 뿐만 아니라 유수한 글로벌 브랜드가 경쟁적으로 입성한 상태다.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를 예측해 선투자를 이루는 것이 급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1998년 모라토리움을 선포한 러시아는 지난 10년 간 이머징마켓의 리더로 떠오르는 등 국가적 재기에 성공해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1991년 소련이 해체의 길을 걸으면서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티비아 3국을 제외한 12개 국가는 독립국가연합(CIS)라는 이름하에 모여 독립 국가로써 독자적인 노선을 걸어오고 있다.
굼 백화점1, 2 | ||
모스크바에서는 고급백화점과 쇼핑몰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 고급 백화점 굼(GUM). |
차후 러시아 소비 시장 트렌드의 핵심은 ‘소비시장의 고급화’와 ‘서비스 시장의 확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소비 시장의 중심인 모스크바에는 고급형 제품에 대한 수요가 대세다. KOTRA 중-아 CIS 장윤성 대리는 “러시아 소비재 시장은 중저가와 프리미엄급으로 양극화 돼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와 구매 수준으로는 모스크바와 쌍트페테르스부르크가 서유럽의 도시 수준을 상회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주요 기업들과 해외 브랜드가 시장에 들어와 있어 이곳은 이미 레드오션(Red Ocean)으로 변하고 있다. 공급자가 시장을 좌우했던 2000년대 초반의 러시아 특수를 생각하고 있다면 오산인 셈이다.
또 하나의 큰 변화는 90년대 러시아인들의 소비 분야가 50%를 차지했지만 2010년에는 그 비중이 23% 내외로 급감할 것이라는 점이다. 내구재, 비내구재 소비 시장의 성장도 여전하겠지만 그 증가세는 둔화될 전망이다. 반면, 통신, 외식, 여가, 교육, 보건 등의 서비스 분야에 대한 소비는 2013년경 소비재 시장 규모에 가까울 정도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산업은 파이를 키워가는 단계다. 이동통신, 인터넷, 영화, 오락 등과 같은 생활 서비스와 교육, 금융, 의료 등에 대한 수요는 증가세가 더욱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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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에서는 고급백화점과 쇼핑몰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 고급 백화점 굼(GUM). |
극동의 비즈니스 환경 역시 점차 기회가 넓어질 전망이다. 러시아 원유 생산량의 1/4 수준의 원유를 수송할 극동과 동시베리아를 잇는 송유관 건설이 2009년 완공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원유 파이프 라인이 건설되면 하바로프스크주와 연해주에 대형 오일 탱크가 건설되고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원료를 활용한 석유화학 단지도 들어설 전망이다.
러시아 다음으로 많은 4700만 인구로 구성된 우크라이나 역시 놓쳐서는 안 될 유망 시장이다. 세계 최대의 철광석 보유국이자 망간, 티타늄, 석탄, 금 등 풍부한 천연자원과 국토의 60%를 차지하는 비옥한 흑토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량을 감안하면 우크라이나의 성장 잠재력은 충분해 보인다.
다만 지금의 정치적 혼란과 러시아와의 관계악화로 성장 잠재력의 방해를 받고 있다. 2005년 러시아가 천연가스 가격을 인상하면서 물가가 급등해 경제성장률이 2.6%에 그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에 이르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는 발틱 3국으로 일컬어지며 CIS가 아닌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어엿한 강소국가다.
이들 국가는 규제 완화와 탄탄한 IT․금융 물류 인프라를 통해 기업의 활동을 지원한다. 마이크로소프트, 핀란드의 엘코텍 등 세계적인 IT 기업들과 북유럽 은행권들은 이미 발틱으로 진출해있다. 서비스 분야 외에 서유럽 시장을 겨냥한 하이테크 생산 시설도 들어 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중앙아시아, 동유럽에 이은 또 하나의 유망 시장이 부상하는 순간이다.
정진희 기자 snowwa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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