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오바마 당선… 세계 각국 반응

2008-11-05 16:36
'첫 흑인 대통령','아시아계의 한사람' 으로 평가받아

   
 
사진: 오바마가 당선되자 인도네시아, 독일, 중국,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환영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미국의 제44대 대통령을 배출하게 된 인도네시아 멘뗑 초등학교의 학생들은 5일 대선배인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며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인도네시아는 오바마가  백인 미국인 어머니와 흑인 케냐인 아버지가 이혼하기 전까지 하와이에서 성장한 후 6세때 어머니와 인도네시아인 새아버지의 재혼으로 이주하게 된 곳으로 오바마는 멘뗑 초등학교를 다녔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근교의 부촌에 위치한 멘뗑 초등학교 학생 250여명은 이날 TV를 통해 선배의 미국 대통령 당선 장면을 지켜보며 "오바마가 이겼다! 매케인은 졌다!"라고 외치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캐나다 주요 언론은 긴급뉴스로 버락 오바마의 당선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최대 일간 토론토 스타는 "오바마 첫 흑인 대통령"이란 제목으로 오바마가 이날 밤 늦게 한 때 생각할 수도 없었던,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칸-아메리칸 대통령이 되는 여정을 끝마쳤다고 온라인으로 보도했다.

그의 승리는 미국이 새롭게 '인종을 넘어선 시대'(post-racial era)로 들어섰다는 희망을 불러일으켰다고 이 신문은 의미를 부여했다.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서도 수천명의 시민들이 모여 오바마의 당선을 지켜봤다.

5일 새벽(독일 현지시각) 베를린에서는 미국인의 해외 부재자 투표를 돕는 '민주당 해외위원회(Democrats Abroad)' 베를린 지부가 베를린의 한 극장을 빌려 주최한 축하파티가 열렸고, 베를린의 중심가인 운터 덴 린덴가(街)에서도 미 CNN과 독일의 거대 미디어 그룹인 베텔스만이 공동 주최한 야외 파티가 열렸다.

파티에 참석한 독일 시민들과 미국인들은 개표 방송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주요 경합주를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 오바마 후보의 우세가 드러나자 자리에서 일어나 함성을 지르고 춤을 추며 기뻐했다.

또한 버락 오바마가 `뿌리'를 두고 있는 코겔로는 전날 `불야성'을 이뤘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마을 진료소 앞 마당에 제너레이터가 설치돼 대형 스크린을 통해 현지 시티즌TV의 `우차구니 마레카니 2008'(미국 대선 2008) 특별 생방송을 지켜보며 `형제' 오바마의 승리를 지켜볼 수 있었던 것.

마이클 로오르(38)는 "케냐는 농산물을 수출하는 국가"라면서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이 됐으니 우리 제품을 더 많이 사주지 않겠느냐"며 활짝 웃었다.

중국과 일본은 5일 오바마 미국 민주당 후보의 차기 대통령 당선사실을 속보로 보도하며 일제히 환영을 표시했다.

특히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일 뿐 아니라 아시아문화의 영향을 받은 오바마 당선자가 "국가간, 인종간에 화합의 지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일본, 중국 언론들은 오바마 당선자가 선거유세 기간 중 내놓은 중국관련 발언이나 정책을 중점적으로 소개하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오바마 당선자는 선거 기간 중 "내 여동생 남편은 캐나다에서 태어나 미국국적을 취득한 화교"라고 소개하고 "조카딸은 중국인 혈통"이라며 중국에 친밀감을 표시했었다. 오바마 당선자는 "나는 중국과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고 중국인과는 친척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중국 언론들은 힘의 외교를 강조해온 메케인 후보에 비해 오바마가 중국-인도네시아-케냐 등을 폭넓게 어우르는 화합의 지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은 5일 오바마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미국사상 첫 흑인 대통령 탄생을 축하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외교 절차와 관련한 각종 실무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김나현 기자 gusskrl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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