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대출금리 일제히 올랐다
국민銀 대출금리 8.42%···2004년 이후 최고
길 잃은 돈, 은행으로 몰렸다···이달 13조원 상회
은행권 대출금리 인상으로 서민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원화 유동성 부족 등으로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채 등 시장성수신의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대출금리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은행들이 예금금리 인상을 통한 유동성 확충에 나서면서 예금금리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국민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대출 금리는 6.92~8.42%로 지난주보다 0.08%포인트 올랐다. 이는 2004년 금리 체계를 변경한 이후 최고 수준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주택대출 변동금리도 이번 주 초 각각 6.96~8.26%, 7.06~8.36%로 지난 주초보다 0.08%포인트 상승했다.
하나은행도 7.28~8.58%로 0.08%포인트 올랐고, 기업은행은 7.11~8.41%로 최저금리가 0.06%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의 3년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번 주 초 8.89~9.99%로 지난주 초보다 0.12%포인트 상승하는 등 장기 고정금리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외환은행의 고정금리도 8.69~9.39%로 0.26%포인트 급등했다.
씨티은행이 이달 들어 신용대출 금리를 두 차례 인상했다. 지난 2일 2년제 직장인신용대출 금리를 0.70%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20일에도 11.80%로 0.10%포인트 추가 인상했다. 스마트론과 닥터론도 12.80%와 11.90%로 3주새 각각 0.35%포인트 인상했다.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금융채 등 시장성 수신 금리가 급등하면서 은행 대출 금리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CD금리는 지난 10일 이후 11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24일 현재 6.18%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이후 한달간 상승폭은 0.39%포인트에 달하고 있다.
은행들은 은행채 등 시장성수신 금리 상승 탓에 예금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은행들이 예금을 끌어들여 원화유동성 비율을 맞추기 위해 예금 금리를 7%대로 높이면서 6개 주요은행은 지난 23일 기준 시중자금 11조1615억원이 몰렸다.
우체국금융과 농협을 합칠 경우 예금 증가액은 13조4416억원에 달한다.
은행채 잔액은 이달 들어 신한은행 3500억원, 우리은행 4171억원 감소했고 정부가 보증하는 기업은행의 중금채도 4274억원 줄었다.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은 1620억원, 1764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금융당국에서 과당 경쟁을 경고하자 일부 은행들은 겉으로는 낮은 금리를 내세우면서도 영업점장 전결, 본부 승인 내지는 1000만원 이상 등의 조건을 내걸어 7%대 중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의 경우 개인 고객이 100만원 이상 넣으면 연 7.3% 금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기업은행 인터넷 예금 e-끌림통장 금리도 연 7.3%이다. 우체국금융은 1000만원 이상일 경우 연 7.2%를 제공한다.
국민은행과 씨티은행, 신한은행은 본점 승인을 조건으로 연 7.3%에 예금을 유치하고 있고 농협은 1000만원 이상일 경우 본부 승인을 받아 연 7.0%를 제공한다.
금융위기 상황으로 인해 2금융권이나 주식시장에 나가있던 자금들이 그나마 안정적인데다 금리까지 높아진 1금융권으로 몰리고 있다.
하나은행이 이달들어 4조2464억원 끌어모았으며 신한은행이 3조3994억원을 유치했다. 뒤이어 우리은행(1조3673억원), 농협(1조6218억원), 외환은행(1조3206억원, 지난 20일까지) 등의 순이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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