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 시황 불황에 내년 투자계획 축소할듯

2008-10-26 16:45

반도체 시장 불황에 최근 금융위기로 악재가 겹치면서 내년도 국내 반도체 업계 투자에 비상이 걸렸다. 업계는 내년도 투자계획을 결정하지는 못했지만 올해보다 투자를 축소할 것으로 밝혔다.

하이닉스는 내년 투자계획을 세우지 못한 상태지만 내년 투자규모는 올해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하이닉스는 올해도 당초 3조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2조6000억원으로 축소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아직 사업계획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업황이 좋지 않아 올해보다 투자액수는 낮아질 것이다”며 “우리 뿐 아니라 대부분 반도체 업체들이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이미 지난달부터 생산공장 구조정에 들어가는 등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300㎜제품 생산공장 대비 경쟁력이 떨어지는 200㎜생산공장의 구조조정을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 미국 유진 E1 공장은 지난 8월, 이천 M7과 청주 M9 은 지난 9월 가동을 중단했다.

또한 중국 우시 HC1은 올해 말 조업을 중단할 예정이며 마지막 남은 청주 M8 공장도 당초 월 13만장의 웨이퍼 생산에서 절대 공급에 필요한 제품만 생산키로 해 하이닉스의 200㎜ 웨이퍼 생산 비율은 지난해 말 월 50% 수준에서 내년 초 10% 이내로 줄어들게 됐다.

이같은 구조조정은 과잉공급으로 인해 지난해 부터 D램과 낸드의 가격이 큰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하이닉스는 30일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올해 3000억원  정도의 영업적자가 날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했다. 

삼성전자도 최근 실적발표에서 내년도 계획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글로벌 경제환경이 투자 결정에 영향을 줄것이라고 밝혀 예년 수준의 투자를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IR팀장 주우식 부사장은 “올해 7조원으로 예정했던 메모리 부문 투자를 수천억원 가량 축소해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대응해 갈 계획이다”며 “내년에도 세계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하락, 주요 제품 가격 경쟁 격화로 어려운 경영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한 “4분기 반도체 실적 개선이 불투명하다”며 “올해 가격하락 전망은 D램은 50%, 낸드는 60% 정도로 보고 있고 내년에는 D램 30%, 낸드는 40% 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감산에 들어갔던 대만의 반도체업계도 최근 실적발표에서 적자를 면치못해 내년도 투자가 불투명하다.

대만업체인 ‘파워칩’의 경우 3분기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14.2% 감소한 150억 대만달러(64조5750억원), 영업이익은 -104억 대만달러(44조7720억원)로 전분기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생존마저 위협하는 상황으로 인해 내년도 파워칩은 최소한의 투자만을 집행하고 자금조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소영 기자 yout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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