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美 대선 격전지,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이동중?
미국대선이 임박한 가운데 부동의 공화당 지지성향을 보여왔던 버지니아 주를 비롯해 콜로라도, 플로리다, 미주리 등에서 '탈 공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11월 4일 결전의 날을 앞두고 민주·공화 양당의 뿌리깊은 지지기반 구도가 대대적인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사진 :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일리노이주)이 25일(현지시간)에 네바다대학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
오바마는 특히 대선에서 당락을 좌우해온 펜실베이니아와 오하이오 등과 같은 격전 지역 주들에서 앞서나가기 시작했고 특히 전통적인 공화 표밭인 버지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매케인에 우위를 보였다.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1964년 이후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성향을 보여왔으나 이번 대선에서 경합주로 분류돼온 버지니아, 콜로라도, 플로리다, 미주리 등에서 민주당의 오바마 후보가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버지니아의 경우 오바마 후보가 10%포인트나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미국이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전반의 침체기를 겪으면서 미국내 지역의 지지구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2000년과 2004년 대선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이 승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대표적 준교외 지구인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의 표심 또한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워싱턴D.C.의 준교외 지역에 부유층이 급속도로 팽창함에 따라 뿌리깊은 공화당 지지 전통을 흔드는 주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대표적 준교외 지구인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의 경우 지난해까지 37%의 인구증가세를 보였으며 인접해있는 루던 카운티 역시 2006년까지 인구가 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의 고소득계층은 최근 기름값 급등과 부동산 가격 폭락 현상이 지속되면서 현 정권에 대한 비판 성향이 높아진 계층으로 분류되며 버지니아의 전통적 노동자 계층과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지난달 14일에 실시된 이 지역에 대한 폴리티코/인사이더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오바마 후보가 매케인 후보를 50대 42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44세의 젊은 층은 55대25로 오바마 후보에 대한 압도적 지지 성향을 보였다.
이처럼 오바마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된 배경으로 미국내 경제위기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격전 양상을 보였던 민주당 경선 덕택에 올해 지역 유세가 비교적 많았던 것도 오바마 후보에 대한 지지율을 높이는데 보탬이 됐다는 지적이다.
크리스토퍼 뉴포트대의 퀜틴 키드 교수는 "북부의 경우 오바마, 남부의 경우 매케인 후보가 우세라는 평가 속에 흑인과 군인 가족, 젊은층이 많은 남동부 햄프턴 로즈의 투표 결과가 승패를 가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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