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송)보험사도 모럴헤저드…올 들어 '기관주의' 홍수
올 들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를 가리지 않고 전체 보험업계가 금융감독 당국으로부터 무더기 '기관주의'를 받고 있다.
징계 사유도 보험상품 정보 부실,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회계처리 미흡 등으로 다양해 보험업계의 도덕적 해이(모럴 헤저드)가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화재는 올 하반기에만 3차례의 '기관주의' 징계를 받았다. 이날 재보험 거래 관리가 부실하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으며 지난달 초에는 보험상품 공시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불필요한 개인정보를 수집한 데 대해 '기관주의'를 받았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초에는 홈쇼핑을 통한 보험상품 판매시 부당광고를 해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메리츠화재는 8월 말과 지난달 등 2차례에 걸쳐 보험상품에 대한 정보를 부실하게 제공했다는 이유로 '기관주의'를 받았다.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도 홈쇼핑을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상품 안내를 불충분하게 한 사실이 적발돼 최근 금감원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동부화재는 보험상품 판매광고와 관련해 관리 시스템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주의 조치를 받았다.
이밖에도 제일화재와 그린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교원나라자동차보험 등 대부분의 손보사들이 공시의무 불성실 이행과 불필요한 개인정보 수집 등의 이유로 무더기 '기관주의' 징계를 받았다.
생보사의 경우 외국계 보험사에 대한 '기관주의' 사례가 유독 많았다. 특히 징계 사유가 대부분 고객 서비스 소홀로 나타나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미국계 생보사인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 7월 보험 계약 모집시 고객이 알아야 할 중요사항에 대한 비교안내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아 지적을 받은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보험안내 자료에 대한 심사업무를 철저히 하지 않아 금감원으로부터 개선 조치를 받았다.
이에 따라 메트라이프생명은 금감원의 공시 기준에 맞춰 상품별 가입설계서를 새로 작성하게 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상품 안내서와 가입설계서는 상품 가입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라며 "고객 서비스에 소홀하면 계약자의 혼란을 야기하고 향후 민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AIG생명은 법인대리점 사무실 지원경비에 관한 회계처리가 적정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기관주의' 징계를 받았으며 라이나생명은 홈쇼핑 대리점에 대한 모집수수료 환수기준을 갖춰놓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지적받았다.
금호생명은 통신판매용 표준상품설명대본에 대한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지난달 금감원의 '기관주의' 징계를 받았고 지난 6월에는 금융위원회로부터 내부통제 미흡과 감독소홀로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보험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상품공시와 회계처리 등 기본적인 업무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보험사들의 안이한 경영 행태를 드러내는 것"이라며 "강도높은 제재를 통해 투명 경영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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