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중동도 예외없다

2008-10-29 10:22

   
 
사진: 오일머니로 경기호황을 누려왔던 중동이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외국인 자본이 빠져나가면서 주가가 폭락하는 등 침체위기에 직면해 있다.

오일머니로 경기호황을 누려왔던 중동이 최근 금융위기로 휘청이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가 중동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비교적 안전하다고 평가받았던 중동국가들도 외국인 자본이 대거 이탈하면서 주가폭락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지난 주 글로벌 금융불안에 대처하는 방안에 대해 긴급회동을 가졌다. 최근까지 고유가 덕을 톡톡이 봤던 중동지역에도 금융위기가 확산되면서 두바이로 대표되는 UAE 역시 더이상 안전지대가 아닌 것이다.

중동국의 대표격인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사우디의 올해 성장률은 5.9%로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4.3%로 하락할 전망이다. 

UAE  성장률 또한 7.0%에서 6.0%로 하락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UAE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국제 금융쇼크로 인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UAE에서는 최근 수주에 걸쳐 2000억디르함(540억달러)에 이르는 외국인 예금이 빠져 나갔고 걸프국의 비즈니스 허브로 주목받았던 두바이 지역의 은행 간 자금 거래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국부펀드를 비롯해 막대한 글로벌 자금 역시 중동 지역에 대한 투자에 회의적인 입장을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걸프지역의 증시에서 외국인 자본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UAE 은행권의 대출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증시마저 폭락하면서 국민들이 공황 상태에 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기침체 우려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유가가 급락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도 중동 경제에 대한 우려를 확산시키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이 연내 추가 감산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최근 국제유가는 배럴당 65달러선까지 하락한 상태다.

급격한 성장을 주도했던 두바이 부동산 시장에 버블 현상이 발생한 것도 문제의 심각성을 키우고 있다. 

당국이 긴급 처방에 나섰지만 아직 별다른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UAE 정부는 최근 아부다비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지역내 모든 은행의 예금 지급을 보장하고 위기에 빠진 금융회사에 자금을 직접 공급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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