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지급보증 소식에 해외차입 기지개
정부가 국내 은행의 대외채무에 대해 10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지급보증을 서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은행권이 해외 자금 차입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이번 대책으로 해외 자금 차입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6개월~1년 만기의 장기물 차입과 함께 채권의 만기 연장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지급보증에 나서기로 한 만큼 그동안 국내 은행들의 신용도에 의구심을 보였던 해외 투자자들과 접촉해 6개월 또는 1년짜리 장기물 차입 가능성을 타진해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오늘부터 시장 상황 점검에 나설 것"이라며 "외화 자금을 빌려주려는 곳이 있다면 매일 필요한 금액을 확인해 차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정부가 민간 은행의 신용도를 보강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자금 차입시 큰 도움이 된다"며 "우선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에 대해 연장 협상을 하겠다"고 전했다.
기업은행은 추가 차입보다는 최근 진행 중인 차입 협상에서 조달금리를 낮추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달러 유동성 지원 방안을 내놓은데다 다음달 세계 각국의 대책이 본격 가동되면 신용경색이 상당 부분 풀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은행들이 달러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정부 대책 발표 다음날인 오늘도 달러 실수요 때문에 환율이 생각 만큼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외화 자금 공모 일정을 잡을 단계는 아직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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