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GS의 ‘약속’, 판도변화 감지?
포스코와 GS가 ‘상대가 컨소시엄에서 빠지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취지의 약속을 본 입찰 이전 했다는 사실이 15일 업계를 통해 전해졌다. 16일 중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은행의 최종결정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집중된다.
◆‘약속’, 포스코의 자신감?= 업계에서는 본 입찰 당일 GS의 인수전 불참통보에도 포스코가 입찰서 제출을 강행한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인수희망업체 관계자들 역시 “본 입찰 마감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포스코가 GS의 불참소식을 들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포스코는 입찰제안서를 다시 작성할 시간적 여유도 없었고 대우조선을 놓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그대로 입찰에 응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포스코가 향후 있을 후폭풍을 고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임병용 GS홀딩스 부사장은 지난 14일 “입찰 마감 두세 시간 전까지 가격협상에 임했고 그 자리에서 포스코에 결별 사실을 통보했다”면서 “이 자리엔 허창수 GS홀딩스 회장과 이구택 포스코 회장 등도 참석했다”고 밝힌 바 있어 이를 뒷받침 한다.
그런 가운데 양사의 ‘약속’ 소식이 알려지면서 포스코 단독입찰 여부에 미묘한 판도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본 입찰 이후 GS와의 컨소시엄이 깨질 가능성과 단독입찰 등을 포스코가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포스코가 자체적으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놓고 시뮬레이션작업을 진행, 위기에 대응해 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산은의 법리적 검토 작업에도 단독입찰참여가 가능하다는 포스코의 자신감을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현대중공업, 한화 등 타 인수희망업체들은 이러한 소식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포스코의 단독입찰참여는 법리적 논란을 일으킬 수 있고 공정경쟁 시비와 ‘특정기업 밀어주기’의혹이 일 수 있는 만큼 산은이 무리수를 두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배경에 있다.
◆ “산은의 현명한 판단 기대"= 한 인수희망업체 관계자는 “포스코와 GS가 약속을 했건 안했건 산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핵심은 포스코가 ‘룰’을 어겼다는 점이다. 이것만 가지고도 포스코는 이미 물 건너간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언론은 물론 외신들도 대우조선 인수전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만약 포스코의 단독참여가 승인된다면 산은과 포스코 모두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 것”이라면서 “대형 M&A 역사에 오점을 남겨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산은이 결정하는 대로 인수전은 흘러가겠지만 어떤 결정이 내려지느냐에 따라 심각한 후유증을 몰고 올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산은이 현명한 판단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