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폭락에 개미들 온라인서 눈물 `펑펑'
2008-10-08 15:15
증권 포털 사이트 팍스넷에는 최근 `개투(個投.개인투자자)들의 애한(哀恨)'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수익사냥 왔다가 원금 까이고(손해 보고) 갈 순 없잖아. 내가 번 수익일랑 챙겨 가야지…'라며 가수 조용필 씨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가사를 패러디해 주식투자에서 막대한 손실을 본 참담한 심경을 우회적으로 표출했다.
8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1,300선마저 무너지는 등 글로벌 증시 급락세가 이어지자 개미투자자들이 각종 증권사이트에서 울분을 토해내고 있다.
네이버의 한 카페에는 "적립식 펀드 3개를 3년째 보유 중인데, 작년 지수가 2,000을 돌파할 때 수익률이 75%에 달하더니 어느새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며 회원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글이 실렸다.
그러자 다른 회원들은 "(오를 때까지 기다린다는 생각에) 원치 않는 장기투자로 가고 있다", "외환위기 지나서 원금 찾는데 7~8년이 걸렸다는데, 나도 손실이 20%나 된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등 수십 건의 덧글을 달며 울분을 공유했다.
증권사 객장은 이제 투자자들이 수백 명씩 떼 지어 몰려가 주가 폭락에 항의하며 전광시세판을 파손하는 등 1970∼1980년대 방식의 항의 소동은 없어졌으나 투자자들의 불만에 시달리기는 여전하다.
투자자들이 사무실을 찾아오지 않을 뿐 수시로 전화를 걸어 다양한 불만을 쏟아내면 직원들이 끝까지 듣고 위로하고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는 것.
한 증권사 지점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에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으면서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에만 욕설한다. 요즘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호소하는 직원들이 부쩍 늘어났다"고 전했다. /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