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리포트] 인도 증시 폭락⋯국내 인도펀드 수익률 악화 불가피

2008-10-12 11:29

한때 전 세계 이머징마켓을 이끌었던 인도 증시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급락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1만 5500포인트를 넘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 견조한 상승세를 보인 인도 뭄바이지수가 최근 1만 2000포인트 밑으로 떨어졌다. 고점대비 20%이상 하락한 셈이다.

특히 이달 들어 3일 4%, 6일 6%, 8일에는 다시 8%가 빠지며 1만 1328.36포인트(9일은 인도 ‘데세흐라’ 축제일로 휴장)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7000억 달러 금융구제 및 8개국 기준금리 인하 대한 불확실성에 따른 것으로 비단 인도 증시에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도의 경제 체력이 고갈되어 당분간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인도는 현재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증가율도 감소하고 있다.


6일에는 해외 펀드의 대규모 펀드런이 발생 인도 뭄바이 증시 선섹스 지수가 하루만에 724.62(5.78%) 떨어진 1만 1801.70을 기록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인도의 2대 은행인 ICICI은행이 리먼브라더스와 AIG에 투자해 큰 손실을 봤다는 루머가 돌면서 뱅크런이 발생하기도 했다. 은행측은 유동성을 충분히 갖췄다고 설명했지만 은행 창구는 돈을 찾는 인파로 넘쳐났고, 인도 중앙정부가 직접 나서 진화에 나선 후에야 사태가 진정되었다.

경제성장에서 소외된 인도 농민-노동자이 공장 및 경제특구를 반대하며 위기는 더 커지고 있다. 인도 최대 그룹 중에 하나인 타타그룹의 자동차 생산 공장 건설이 현지 농민에 의해 중단되어 10월 양산하기로 한 세계 최저가 자동차 ‘나노’의 양산이 늦춰지게 되었다. 인도에 진출한 포스코의 경우도,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가 시위에 부딪히며 3년째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도 증시 하락의 영향으로 국내의 인도관련 주식형 펀드는 올 초대비 37.16%의 손실을 기록했다. 2007년에는 64.10%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대비하면 엄청난 하락폭이다. 하지만 50% 가까이 하락한 러시아를 비롯한 신흥시장과 비교하면 더 낫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2008년 3분기 인도 관련 주식형 펀드 수익률 -2.90%로 선방했다. 3분기에만 러시아는 47.37%, 중국이 22.84% 손실을 낸 것에 비하면 성공한 셈이다.

특히 ‘프랭클린인디아플러스주식형자-A’는 2008년 3분기에 2.7%의 수익률로, 설정액 100억원 이상 해외주식형 펀드 가운데 가장 나은 성과를 냈으며 수익률 톱10 펀드 가운데 9개가 인도 관련 펀드였다.

3분기 인도 센섹스 지수는 4.5% 하락하는 데 그쳐 다른 신흥시장에 비해 낙폭이 적은 것을 주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10월 들어 열흘도 안되어 10% 이상 하락했고 앞으로의 전망도 불투명해 앞으로는 인도 관련 펀드도 적지 않은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나브 라탄 티브레왈라 인도 나카미치 증권 사장
나브 라탄 티브레왈라 인도 나카미치 증권 사장은 1일 오전 서울 한국증권업협회 회의실에서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인도 증시는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기 때문에 주식을 살 때가 아니다"며 "하지만 반등시점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손실을 본 채 팔 시기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브 라탄 티브레왈라 인도 나카미치 증권 사장 이달 초 "인도 증시는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기 때문에 주식을 살 때가 아니다"라며 “글로벌 마켓의 움직임에 따라 당분간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도는 충분한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다. 또 과거의 경험을 갖고 신중하게 위기에 대처하고 있어 증시는 향후 6개월 안에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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