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공황 오나...美·유럽·亞 위기감 고조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진입할 것인가. 미국발 신용위기가 전세계를 덮치면서 글로벌 경제가 세계 경제의 하늘 위로 경기침체라는 이름의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국가들의 경제 지표가 심상치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미국의 구제금융 법안의 발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증시가 급락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미경제협회(NABE)가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문가의 69%가 미국 경기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답했다고 7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 5월의 56%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늘어난 것이다.
사진: 6일 자금난을 겪고있는 유럽연합 은행들을 돕기위해 구제금융을 실시하도록하자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총리(왼쪽)의 제안에 대해 앙겔라 메르켈독일총리기 반대의사를 거듭 밝혔다 |
유럽은 그야말로 위기 자체다. 유로화 사용 15개국(유로존)의 투자 신뢰도를 의미하는 센틱스 지수는 2002년 이 지수가 도입된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투자심리가 바닥을 치고 있음을 반영했다.
전문가들은 NABE와 센틱스 지수 결과를 감안할 때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 침체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NABE 응답자들은 최근 2차례의 침체에 비해 이번 경기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에는 호재가 됐을 상품가격의 급락 역시 금융시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90달러 밑으로 하락했으며 천연가스와 구리, 알루미늄 등 주요 선물 가격 역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상품가격의 하락은 전방위적으로 진행되면서 곡물 가격 역시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NYT는 미국발 신용위기가 금융 쓰나미로 발전하면서 개발도상국 경제가 악순환 기조로 돌아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이같이 밝히고 경제 위기로 개도국 수출이 타격을 입으면 개도국으로의 자본 유입이 줄어들게 되고 이는 다시 성장 둔화와 기업 활동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지난주 경제 활동의 심각하고도 장기적인 하강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계의 공장'에서 글로벌 경제의 주축으로 도약한 중국과 인도 등이 미국 경제의 악재에 대해 비교적 낮은 영향을 받고 있지만 이들 국가 역시 금융위기의 악재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마이클 무사 명예연구원은 신흥국가 전체의 내년 경제 성장률이 5.7%로 지난해의 7.4%나 올해 예상치 6.3%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경제가 침체 위기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인 공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문제라는 평가다.
NYT는 유럽의 경우 단일 통화권이 형성됐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을 위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으며 자국 이익 챙기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신문은 또 IMF 같은 국제기구는 물론 선진 7개국(G7) 역시 이번 금융위기에 대해 공조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현재의 글로벌 경제상황이 1930년대 미국을 휩쓴 대공황과 유사하다면서 위기 상황에 대해 정부가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놀라울 정도로 위기가 신속하고 국제적으로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김나현 기자 gusskrl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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