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5사, 지난달 누가 장사 잘했나?
지난달 기아자동차는 판매실적이 크게 늘어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뒀다. GM대우, 르노삼성, 쌍용차 등도 어려운 시기에 선방했지만, 현대차는 매우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9월 판매실적이 나왔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노조파업, 추석연휴 등으로 인한 생산차질로 판매실적이 전년동기 뿐 아니라, 전월에 비해서도 크게 부진했다. 특히 국내공장 수출은 생산차질 영향으로 공급량이 평소의 70%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전년대비 10% 이상 감소했다.
반면, 기아차는 포르테, 쏘울 등 신차효과로 국내시장 점유율이 지난 2000년12월 이래 7년9개월만에 30%대 벽을 돌파했다.
기아차 포르테는 현대차의 아반테를 바짝 추격하며 준중형 시장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GM대우는 내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고, 특히 CKD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41% 증가했다.
지난 2000년9월 출범했던 르노삼성자동차의 누적 판매대수는 9월말 기준으로 총 100만대를 돌파했다.
쌍용차는 홈쇼핑에 소개한 뉴 카이런 등 이색적인 마케팅 등으로 선방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 노조파업등 생산차질로 판매 ‘부진’
현대자동차(대표 정몽구)는 9월 한 달동안 국내 3만1,449대, 해외 15만8,778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전년동기대비 0.6% 증가한 19만227대를 판매했다.
국내판매 3만1,449대는 전년동기대비 35.3%나 감소한 것으로 이는 노사간의 임금협상 기간에 발생한 생산차질과 추석 휴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및 경유가 인상에 따른 RV시장 위축 등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유가 수혜 차종인 베르나 등 소형차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차종의 판매가 줄었다”고 말했다.
반면 해외시장에서는 국내공장수출 6만1,370대, 해외공장판매 9만7,408대 등 총 15만8,778대를 판매해 전년동기대비 13.1%가 증가했다.
이는 공급부족으로 국내공장수출이 전년비 7.3%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공장이 호조세를 이어가면서 판매가 전년비 31.3%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9월 국내공장수출은 생산차질의 영향으로 공급량이 평소의 70%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전년대비 7.3%, 전월대비 10.6%씩 각각 감소하기도 했다.
이처럼 해외공장 호조에 힘입어 현대차는 9월말까지 연간 해외시장 판매 누계가 총 161만9,636대로 전년동기대비 12.3% 증가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지난달 노조파업 등 생산차질로 인해 미출고 계약분이 9월말 현재 2만2000여대에 달한다.
차종별로는 국내 최다 판매차종인 쏘나타의 경우 9월 6,715대를 판매함으로써 미출고 계약분이 7,000대나 쌓였고, 아반떼도 약 5,000대가 미출고 상태로 전년대비 절반수준인 4,268대 판매했다. i30는 한 달 판매량의 3분의 1수준인 1,000대, 포터는 4,000여 대가 미출고 된 상태다.
◆기아차, 국내 시장점유율 30% 점령
기아자동차(주)는 9월 내수판매가 2만4,322대를 기록, 국내 시장점유율이 31.0%를 점령했다. 지난 2000년12월 32.9%를 기록한 이래 7년9개월 만에 30%대의 벽을 돌파한 것이다.
쏘울, 포르테, 로체 이노베이션 등 최근 잇달아 출시한 신차들이 큰 인기를 끌며 기아차의 내수판매를 이끌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기아차의 연간 내수시장 점유율은 지난 1995년 30.4%, 2000년 28.5%를 기록한 이래 최근 몇 년간 22~23%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다 올초 출시한 모닝이 경차 돌풍을 일으키면서 점유율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6월 로체이노베이션, 8월 포르테, 9월 쏘울 등 신차 출시가 하반기에 집중되면서 8월에는 28.8%, 그리고 9월에 30%의 벽을 넘어선 것이다. 연간 점유율도 26% 수준으로 상승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하반기 집중적으로 출시된 신차들이 본격적으로 인기몰이를 시작했다"며 "경차부터 준중형, 중형, CUV까지 다양한 차종의 인기로 10월 이후 판매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1월 ~ 9월까지 누계 내수판매는 지난해 같은기간 19만7,017대보다 16.3% 증가한 22만9,171대를 기록했다.
특히 승용차 판매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9월까지 승용판매 누계는 13만7,591대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9만2,181대보다 49.3%가 늘었다. 반면, 수출은 전년보다 줄었다.
기아차의 9월 수출은 7만2,412대로 전월대비 3.5% 증가했으나 전년보다는 19.4% 감소했다.
국내공장 생산분은 4만5,193대로 전년대비 32.0% 감소했고, 해외공장 생산분은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씨드의 판매호조로 2만7,219대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16.5% 증가했다.
2006년 11월 생산개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씨드는 9월에도 1만3,399대가 판매되며 수출 실적을 견인했다. 연간 누계로는 전년대비 38.9% 증가한 12만6,823대를 기록했다.
◆GM대우, 내수 큰 폭 증가…CKD 전년比 41.1% 늘어
GM대우(사장 마이클 그리말디)는 9월 한달 동안 총 7만4,755대(내수 10,586대, 수출 64,169대)를 판매했다. 내수 판매대수 1만586대는 전년 동월의 8,589보다 무려 23.3%가 늘어, 큰 폭으로 증가한 셈이다.
수출의 경우는 9월 총 6만4,169대를 기록하며 전년동기의 5만9,495대 대비 7.9%가 증가했다.
아울러 GM대우는 9월에 CKD 방식으로 총 9만9,449대를 수출, 전년동기의 7만500대보다 41.1%가 성장했다.
올들어 9월까지 누적 판매대수는 총 70만5,932대(내수 97,889대, 수출 608,043대)로, 내수 누적 판매실적은 총 9만7,889대로 전년동기 9만7,569대 대비 0.3% 늘었고, 수출은 총 69만9,850대를 기록, 전년동기의 60만2,281대 대비 0.9% 증가했다.
◆르노삼성, 출범 후 누적 판매대수 100만대 돌파
르노삼성자동차(대표 장 마리 위르띠제)는 지난달 내수 7,777대, 수출 8,829대를 기록하며 총 1만6,606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동기의 총 판매대수 1만2,994대보다 약 27.8% 증가한 것이며, 전월(1만9,255대)에 비해서는 13.8% 감소한 수치다.
특히 르노삼성은 지난 2000년9월 회사 출범 후 누적 판매대수가 지난달말 기준 총 100만2,365대를 기록하며 100만대를 돌파했다.
그동안 내수기업으로 인식됐던 르노삼성은 올들어 수출실적이 급격히 증가했다. 9월 수출량은 총 8,829대로 전월의 9,884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전년동월의 3,993대에 비해서는 무려 121.1%나 늘었다.
올들어 9월까지 누계 판매실적 또한 전년대비 21.9% 증가했고, 수출의 경우는 전년대비 96.6% 상승했다.
◆쌍용차, 홈쇼핑 방영등 이색마케팅으로 ‘선방’
쌍용자동차(사장 최형탁)는 9월 한달 동안 내수 3,501대와 수출 5,449대(CKD 포함)를 포함해 총 8,950대의 판매실적을 올려 전월 대비 22.6% 증가했다.
내수의 경우 전월에 비해 24.8% 증가했고, 특히 체어맨 W와 체어맨 H가 포함되는 대형 승용차는 9월까지 총 1만847대를 판매해 전년동기 누계 설적 대비 무려 44%가 증가해 여전히 강세를 이어갔다.
체어맨 W의 경우 3.2 모델을 추가 투입하면서 전월대비 46.7%의 판매 신장을 거뒀다.
이외에도 홈쇼핑을 통해 선보였던 뉴카이런이 전월대비 무려 56.6% 증가했으며, 액티언스포츠가 전월대비 52.3% 늘어나는 등 체어맨 W와 뉴카이런, 액티언스포츠가 내수 판매 증가를 주도했다.
수출의 경우도 5,449대(CKD 포함)를 판매, 전월과 전년동월 대비 각각 21.2%와 5.4%가 신장됐다.
최형탁 쌍용자동차 사장은 “외부적인 비즈니스 환경이 긍정적이지는 않았지만 체어맨 차종을 필두로 이색적인 마케팅과 공격적인 수출전략 등을 통해 판매 증대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박재붕 기자 pj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