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매각 급물살 탈까
하이닉스반도체 M&A여부가 26일 결정된다. 주식관리협의회는 각 주식보유사로부터 서면을 받기 전까지는 어떤 결과도 속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외환은행은 지난 9일 주식관리협의회에 서면 부의했던 하이닉스 인수합병 추진을 위한 매각결의 안건에 대한 동의 여부가 26일까지 회신된다고 25일 밝혔다.
이 안건에는 하이닉스를 매각할 지 여부와 매각 일정을 대우조선해양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로 하자는 내용이 포함됐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내일까지 서면을 받아봐야 매각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며 “아직 매각에 대한 어떤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매각 추진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인수 기업이 나타날지는 의문으로 남아있다.
메리츠증권 김현중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의 가격이 많이 빠지긴 했지만 낮은 수준은 아니다”며 “주식관리협의회가 인수후보들에게 상당히 괜찮은 수준의 인수조건을 제시하면서까지 인수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인수 대상에서 해외 업체와 재무적 투자자를 제외하면 국내 대기업 밖에 없는데 현재 투자여력이 있는 인수기업이 나타날지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김형식 애널리스트는 “하이닉스 주가가 하락세 인데다 주식관리협의회가 최근 리먼사태로 인한 손실을 메우기 위해서 하이닉스를 팔아 현금화하려고 할 것이다”며 “그러나 2조 가량 되는 하이닉스 매입 자금을 가진 대기업이 당장 나타나긴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해양이 현재 M&A시장에 나와있고 반도체 시장 침체로 인해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유진투자증권 최성제 애널리스트는 “비싸게 팔고 싶어하는 주식관리협의회 입장에서는 올해 하이닉스 주가가 너무 떨어져 주가가 만회될때까지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며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끝나고 내년 하반기 쯤 돼야 진행되지 않겠냐”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반도체 업계는 세계불황과 과잉공급으로 2년 가까이 침체기에 빠져있다. 일본 엘피다와 대만 파워칩이 D램 생산량을 10∼15% 줄였고 하이닉스도 최근 200㎜웨이퍼 생산라인을 퇴출시키고 300㎜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으나 반도체 시장은 좀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하이닉스는 내년 설비 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1조원 가량 축소할 방침이라고 24일 밝혔다.
한편, 현재 주식관리협의회는 하이닉스 지분 36%를 보유하고 있으며, 외환은행 8.21, 우리은행 8.02, 산업은행 6.22, 신한은행 6.09, 정리금융공사 3.57, 농협중앙회 1.28, 신한투신 1.16, 대우증권 0.79, 우리투자증권 0.66 을 각각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