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신세계그룹 물류회사 300억원에 인수
2008-09-17 18:23
(주)한진은 17일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 인수하는 내용을 골자로 신세계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
종합물류기업 한진이 신세계그룹의 물류자회사인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를 약 3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한진(대표 석태수)은 17일 신세계그룹과 물류부문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이를 구체화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신세계그룹 물류 자회사인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이하 세덱스)를 약 3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신세계는 자사의 운송 물류부문을 ㈜한진에 위탁하고, 해외소싱 상품의 운송에 대해서도 ㈜한진을 이용키로 했다.
하지만 상품보관 및 통과 물류 기능을 담당하는 이마트 물류센터는 현재와 같이 신세계가 직접 운영하게 된다.
또한 세덱스의 종업원 전원에 대한 고용 승계는 물론 기존 세덱스의 고객사 및 영업소, 지입차주, 협력회사 등에 대한 계약관계도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한진은 인수 후에도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를 당분간 별도법인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지난 2006년 5월 자회사였던 세덱스를 통해 택배업계에 진출했지만, 매달 수 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내 사업철수철, 매각설 등이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실제로 세덱스는 지난해 매출 967억원을 올렸지만, 당기 순이익에서 3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지난 2000년 물류사업무분에서 분사한 세덱스를 통해 물류사업에 전격 뛰어들었으나, 중도에 사업을 포기하기에 이른 것이다.
반면 한진은 세덱스를 인수하면서 그동안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택배사업이 크게 활성화 될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물량을 확보할 수 있고, 그동안 세덱스가 강점을 보여왔던 의료 등 새로운 분야에도 진출할 수 있어 한진은 대한통운, 현대택배, CJ GLS 등과 함께 택배 4강구도를 더 확고히 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신세계그룹의 해외 상품 소싱과 연계한 국제물류사업의 확대를 통해 글로벌 물류업체로서의 발전 기반도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한편 이번 세덱스의 몰락은 올 하반기에 불어닥칠 택배업계 시장개편의 예시가 될 전망이다.
택배업에 후발주자로 나선 중견 택배사들이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대기업에 넘어가거나 도산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추가로 중소 택배업체들에 대한 인수합병이 이뤄질 수 있다"며 "대형업체들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T로지스, 아주택배 등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택배사업에 뛰어든 동원그룹도 갈수록 늘어나는 적자와 본사와 지사간의 불협화음으로 지난달 중순경 옥천터미널의 조업이 중단되는 사태를 맡았다.
지사들의 운송 중단에 따라 수 억원의 손실을 입게 된 사측은 지사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한편, 그동안 깔린 미수금마저 완납하라는 조건을 내세우면서 수 십개에 달하는 지사들이 타사로 이탈했다.
급기야 추석 특수시즌을 앞두고 전체 194개 지사 중 150개 지사들이 참여하는 동원택배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져 회사 건물 앞에서 차량시위를 펼치는 상황까지 맞았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동원그룹도 사실상 택배사업을 접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택배사업에 뒤늦게 진출한 중견 택배사들이 저단가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사업철수를 잇따라 선언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박재붕 기자 pj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