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투자자 판매사 과장광고 손배소
"원금보장 상품처럼 소개… 수익률 -80%"
2003년 펀드 대중화 이후 첫 소송
펀드 투자자들이 과장광고로 손실을 입었다며 판매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전망이다.
9일 증권.금융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한누리는 파생상품펀드인 '우리파워인컴펀드'에 대한 자료를 검토한 결과 불완전판매에 따른 투자손실 일부를 배상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누리는 "해당펀드가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확정 수익이 보장되는 것처럼 설명한 부분은 실적배당 상품인 펀드 기본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은행을 비롯한 판매사가 해당펀드 광고선전물에 확정수익 또는 고정금리 지급 같은 문구를 삽입했기 때문에 불완전판매나 허위광고 혐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누리는 피해자를 모아 이르면 다음달 소송에 착수하고 판매사를 상대로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상 규정과 판매 행위준칙, 고객보호 의무 위반 여부를 따진다는 계획이다.
해당펀드 가입자들은 판매사가 제시한 과장광고에 속아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만큼 소송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법률 전문가 판단에 따라 조만간 소송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말 우리파워인컴펀드는 6년 만기에 미국.유럽 우량주를 기초자산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3개월마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에 1.2%포인트를 더한 확정금리를 지급하는 안정적 상품으로 소개되면서 지금까지 2300여명에게 1700억원어치 이상 팔았다.
이 펀드는 안정적 수익을 내주는 채권형펀드와 유사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지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는 파생상품펀드이다.
특히 투자 포트폴리오에 패니메이를 비롯한 서브프라임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미국 금융회사도 포함돼 최근 수익률이 급격히 악화됐다.
우리파워인컴펀드 1호와 2호는 현재 -41%와 -80% 누적 수익률을 기록해 손실액이 900억원에 달한다는 추정이다.
판매사 측은 최근 투자자에게 "11월 이전에 미국 주택관련 기업이나 금융기관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면 펀드 만기 때 원금손실을 입을 수 있다. 가입을 유지할지 중도환매를 고려할지를 신중히 생각하라"는 안내문을 보냈다.
2003년 펀드가 본격 대중화한 이후 불완전판매를 이유로 소송이 제기된 적은 없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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