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대우조선·우리금융 매각시 외자 유치"

2008-09-08 14:51
국민銀 자사주 매각에도 외자 유도 HSBC, 외환은행 인수 조만간 승인

   
 
전광우 금융위원장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8일 "국내 외화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구조조정 기업을 매각하고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을 민영화하는 과정에서 외국 자본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이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고 해외 투자자금이 유출되는 것을 완충하기 위해 외화 수급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며 "하반기 정책 우선 순위를 외화 유동성 확보에 두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 등 구조조정 기업의 정부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적정 수준의 외자를 유치하겠다"며 "시장 상황을 봐서 우리금융지주와 기업은행 민영화 과정에도 해외 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민은행이 금융지주회사 전환에 성공한 것과 관련해 전 위원장은 "국민은행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매입한 20% 가량의 자사주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조만간 매각해야 할 것"이라며 "자사수 매각 과정에서 해외 자금이 유입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산업은행이 미국계 투자은행인 리먼브라더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조건이 안 맞으면 중단했다가 여건이 성숙한 후 다시 추진할 수 있다"며 "현재 금융시장 여건을 감안하면 매우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자금 유치를 위해 중국과 중동 지역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해외 설명회(IR)를 개최할 계획"이라며 "또 보험시장의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외국계 보험사의 국내 보험사 인수를 허용하는 등 외국계 금융회사의 국내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

이와 함께 전 위원장은 HSBC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 여부도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11일 승인 심사를 재개한 후 아직까지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며 "검사 과정에서 자료 보완을 요청했으며 구체적인 시기를 언급할 수는 없지만 적절한 시기에 HSBC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최근 불거진 국내 금융시장 위기설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한 부실화 우려가 있는 만큼 899개 PF 사업장을 전수 조사하고 있다"며 "결과를 보고 건전성 강화 조치와 일부 저축은행의 구조조정 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회사와 중소기업의 수익성 악화 문제에 대해서는 "건설회사의 부실이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경기 침체에 따라 중소기업의 취약성이 두드러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산업은행과 기보, 신보 등과 함께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기업의 유동성 악화설과 관련해서는 "금감원을 통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주 채권 은행을 중심으로 해당 대기업의 재무 상황을 철저히 점검하는 한편 필요하다면 경영 개선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 위원장은 "증시 안정과 투자자의 거래 비용 경감을 위해 증권거래소와 증권예탁원에 내는 수수료를 오는 22일부터 연말까지 면제하겠다"며 "이에 따라 1000억원 이상의 수수료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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