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릭픽! 자동차업계는 괴롭고, 유통업계는 즐거워...

2008-08-21 14:13
특수 기대에 못 미쳐 … 항공∙여행업계 특수는 커녕 ‘악재’

2008 베이징 올림픽 폐막(24일)이 이틀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초의 올림픽특수를 기대했던 국내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자동차 항공 여행업계는 이번 올림픽기간이 특수는 커녕, 오히려 악재로 작용한 반면, 가전 유통업계는 올림픽 기간동안의 유례없는 무더위와 맞물려 큰 호황을 누린것으로 나타났다.

◆ 자동차업계, 중국 현지 판매량 크게 '감소'

   
 
중국 현지에 생산법인을 갖춘 자동차 업체들은 ‘올림픽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베이징 올림픽 기간의 실시된 중국 현지의 각종 정부 규제탓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 중국 법인의 현지 판매량은 지난 6월의 경우 3만4376대였지만, 지난달에는 1만6073대까지 떨어졌다.

중국 현지 언론도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자료를 인용, 지난 7월 승용차 판매량 감소가 뚜렷한 업체는 올림픽 개최지인 베이징에 위치한 베이징현대로 6월 대비 판매량이 53.25%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에대해 현대차측은 차량 홀짝제 운행이 자동차 구매수요를 위축시켰고, 배기가스 규제로 판매용 차량을 탁송하는 화물차의 운행에도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올림픽이 끝아고 각종 규제가 풀리면 판매량도 20∼30% 가량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쌍용차의 경우도 7월들어 실적이 악화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중국 치어리더
쌍용차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월평균 중국에 수출한 자동차대수가 286대였으나, 지난달에는 81대로 거의 4배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중국 현지의 진출한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실적이 크게 떨어졌다.

상하이폭스바겐과 치루이자동차(奇瑞)의 7월 판매량의 경우 6월에 비해 각각 49.05%와 39.79%씩 하락했다.

자동차업계는 중국 자동차시장의 '악몽'이 8월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올림픽이 열린 중국의 북부지역의 경우 교통통제 및 물류제한 등으로 승용차 판매량의 하락폭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올림픽이 끝난후 중국 경기가 경착륙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면서 승용차 구매수요는 급감해 8월 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최악의 불경기를 맞을 것이란 예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 항공사들, 중국행 탑승률 떨어져 ‘한숨’


올림픽을 앞두고 특수를 기대했던 국내 항공사들도 당초의 예상과 달리, 실적들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 및 여행업계는 이번 올림픽 기간의 중국(아웃바운드) 여행객 수가 전년동기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림픽 기간의 중국행 항공좌석 예약율이 전년동기보다 약 9%정도 떨어졌다.

올림픽 기간의 주요 노선별 예약율은 베이징(北京) 59%, 상하이(上海) 57%로 두 노선 모두 전년대비 13% 떨어졌다. 천진(天津)도 예약율이 51% 수준에 그쳐 전년보다 12% 낮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주요노선의 예약율이 말해주듯 당초 기대했던 올림픽 특수는 없고, 오히려 여행객 수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평소 중국행 탑승률이 대한항공보다 높은 아시아나항공도 이 기간의 좌석예약률이 작년에 비해 1∼2%P 정도 높은 수준에 그쳤다.

아시아나항공의 주요 노선별 예약률은 베이징(北京)이 약 77%, 상하이(上海) 73%, 대련(大連) 76% 였다.

◆ 여행업계, 중국 여행객 절반가량 줄어 ‘악재’

여행업계도 올림픽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여행상품, 초저가 특판상품 등 다양한판촉을 벌였지만, 별 효과는 얻지 못했다. 오히려 예년보다 여행객 수가 크게 줄어 한숨을 내 쉴 정도다.

여행객이 크게 감소한 것은 올림픽 보안을 위해 중국 당국이 입국심사를 강화했을 뿐 아니라,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 도입으로 여행경비가 대폭 증가했기 때문.

그동안 무난히 발급됐던 무한비자(중국에서 발급하여 한국에서 수령하는 비자로서 발급기간이 2∼3일 소요), 급행비자(1박2일짜리 긴급비자) 같은 특수비자의 발급이 중단됐고, 비자의 영문이름이 조금만 틀려도 입국이 거절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또 중국 현지의 랜드비(호텔 등 현지 체류비)도 예년보다 훨씬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현지의 호텔비 등 체류비가 평소보다 3∼4배 비싸, 종전에 70∼80만원 수준이었던 베이징(北京) 3박4일 상품이 올림픽 기간에는 150∼160만원 수준으로 높아지는 등 여행경비가 대폭 비싸진 것도 여행객 감소에 크게 작용했다.

여행사 한 관계자는 “올림픽기간의 중국행 패키지 여행객 수는 작년동기대비 절반 가량이 줄었다”며 “항공운임 및 중국 현지 랜드비 상승, 비자발급 기준의 강화 등이 겹치면서 여행업계에 올림픽은 오히려 악재”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일반여행업협회 관계자도 “올림픽으로 여행사들이 특수를 누리기는 커녕, 오히려 여행객이 없어 오히려 이 기간에 휴가를 내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 홈쇼핑 등 유통업계는 ‘대박’

   
 
반면, 이번 올림픽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본 업계는 바로 홈쇼핑이다.

홈쇼핑업계는 올림픽경기 중계 때문에 시청률이 떨어져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많이 우려했으나, 막상 실상은 시청자들이 다양한 경기를 보기 위해 채널을 돌리다가 홈쇼핑 방송을 시청하는 빈도가 높아져 주요 경기시간대에 방송된 상품들이 대박을 터뜨릴 정도였다.

이에 따라 GS홈쇼핑의 경우 올림픽 개막후 열흘동안 주문액이 개막전 열흘에 비해 20% 상승했다.

현대홈쇼핑도 지난 9∼18일 TV와 간식류, 스포츠용품 매출이 늘면서 전체 매출이 작년동기 대비 39.7%정도 증가했다.

또 중국에 진출해 있는 롯데백화점 베이징점은 왕푸징 거리에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몰리면서 명품, 화장품 등을 중심으로 대회 개막이후 1일평균 매출이 20%나 올랐다.

박재붕 기자 pj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