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요금동결에 따른 손실에 대해 재정 지원키로 했으나 국회에서 이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 결국 적자보전 근거를 법적으로 만들기로 하는 등 뒤늦게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 지식경제부는 10일 “전기와 가스요금 안정을 위한 가격보조 사업을 추가한 ‘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법’(이하 에특회계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이르면 9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지난달 17일 “현행 에특회계법 시행령에는 전기와 가스요금 등 안정을 위한 가격보조 사업에 에특회계에서 지원할 수 있는 명시적인 근거가 없다”는 지적을 지경부가 수긍, 이를 보완키로 한 것이다.  

지경부는 그간 ‘에너지의 수급과 가격안정 등을 위해 에특회계를 설치한다’고 규정된 에특회계법 조항이 재정지원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왔다.

하지만 예산정책처는 당시 “지경부가 주장하는 조항은 에특회계의 설치 목적과 공기업 등의 회계처리 원칙 등을 규정한 것”이라면서 “이는 한전과 가스공사의 손실분을 정부가 보전할 수 있는 법적 근거로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특히 예산정책처는 “한전의 경우 최근 4년간 지속적으로 이익이 발생했고 1분기 말 한전의 이익잉여금은 26조7천619억원에 이른다”며 “정부가 전기요금을 인상할 계획인 만큼 단기적으로 적자가 발생했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가스공사에 대해서도 예산정책처는 “최근 4년간 이익이 발생했고 이번 추경 예산으로 연료비 손실분의 50%를 보전하면 나머지 50%는 가격에 반영할 예정”이라며 “이 때문에 가스공사 주주들은 원료비 상승으로 인한 손실분을 전혀 분담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산정책처는 한전과 가스공사에 대한 보조금지원이 ‘저소득 서민의 고유가 부담 완화’라는 지경부의 추경예산 편성 목적에 대해서도 “판매 전력량의 50% 이상이 산업용으로 사용되고 있고 가계 소득이 높을수록 전기와 도시가스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면서 적합치 않음에 힘을 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경부는 이달 6일 ‘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에너지와 자원관련사업에 전기와 가스요금 안정을 위한 가격보조 사업을 신설키로 했다”고 해당 사업 추진입장을 강력 시사함은 물론 지난 6월 편성된 4조9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중 1조2000억원 상당을 이미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원료비 적자 보전에 배정해 논란이 돼 왔다.

지경부는 법 개정추진 이유에 대해 “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에서 전기, 가스요금의 안정을 위한 가격보조 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