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자동차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지 ‘미지수’
지난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단행한 기준금리 0.25%P 인상이 대표적인 내구 소비재인 자동차 시장에 어떠한 파장을 몰고올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금리인상은 대출자들의 은행 빚 상환 부담을 높여 자동차 내수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몰고 올 수 있지만, 그 파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다.
지난주 한국은행 금통위는 물가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해 정책금리(기준금리)를 5.00%에서 5.25%로 0.25%P 인상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조치는 작년 8월 연 4.75%에서 연 5.00%로 올린 후 1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금리 인상 배경에 대해 금통위는 "높은 물가 상승세로 인해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기대 심리가 확산될 소지를 줄이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자동차업계는 금리인상에 따른 영향이 수출보다는 내수시장에 많고, 그동안 수출은 소형차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해 왔기 때문에 해외수출에는 별 다른 파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내수시장은 금리인상이 할부금융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이보성 현대∙기아차 자동차산업연구소 부장은 “현재 시중자금의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인데다금리인상이 시중금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이번 금리인상이 내수시장에 부정적인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한은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고 캐피탈(할부금융) 금리를 곧바로 올릴 수는 없다”며 “금리인상이 단기 내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장기적으로는 리스, 할부금융(캐피탈) 금리가 인상되기 때문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지만, 당장 내수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내수 및 수출을 합쳐 당초 올해 목표치로 세웠던 20만대에 변동이 없는 상태”라고 그는 부연했다..
이와 관련 굿모닝신한증권 이기영 애널리스트는 “금리인상이 자동차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자동차 판매량 감소와 업체들의 손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그러나 현 시점에서 판매량에 얼마나 큰 변화가 올 지를 전망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올 하반기 경기상황을 감안할 때 올해 국내 자동차 내수시장 규모는 125만대로 시장의 컨센서스가 모아졌다”라며 “이 같은 전망은 이번 금리인상이나 경기부진, 가격상승 등 여러 요인들을 반영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현대차의 경우 이번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비용 상승이 손익에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지만, 기아차는 이자율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 상반기(1∼7월) 국내 자동차 내수시장은 전년동기대비 3.3% 증가한 72만7118대를 기록했다.
기아차가 전년대비 18.2% 증가하면서 가장 큰 성장율을 기록했고, 현대 4.0%, 지엠대우 1.0% 각각 증가한 반면, 반면 쌍용차는 전년대비 31.1% 감소했고, 르노삼성도 10.2% 감소했다.
시장점유율은 현대 51.1%, 기아 25.0%, 지엠대우 11.1%, 르노삼성 8.6%, 쌍용 3.5% 순으로 나타났다.
박재붕 기자 pj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