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속 피난처'로 金시장 주목

2008-06-27 11:05

달러 약세와 유가상승, 신용위기로 증시가 출렁이는 가운데 귀금속 가격이 오르고 있다.

특히 금값이 심리적으로 중요한 900달러 선을 넘어서며 미국 경제 상태에 대한 우려를 재차 가중시키고 있다고 CNN머니닷컴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8월물 금가격은 온스당 32달러80센트(3.72%) 큰 폭 상승해 915달러10센트를 나타냈다. 

   
 
최근 1년간 금가격 추이 <출처: bigcharts>
26일(현지시간) 다우지수가 전일 대비 3.0%하락, 1만1453.42로 21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뉴욕 증시가 폭락했다.

금융사와 정보기술(IT) 업체 할 것 없이 2분기 손실 가능성과  신용위기 부활로 인한 불안감을 타개하지 못하고 주가가 급락했다.

달러가 약세로 돌아선 것도 금값 상승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전일 1.5667달러로 마감했던 유로/달러 환율이 중요한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57달러를 넘겨 1.5766까지 상승했다. 

CNN머니는 미국이 올해 1분기 1%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는 발표 후 유로 대비 달러는 바닥을 잃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2%로 동결하기로 한 결정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달러 약세는 또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8월 인도분은 3.65 달러 상승하여 배럴당 138.20달러를 기록하며 거래를 마쳤다.

리비아가 원유생산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보고서와 올 여름 배럴당 17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OPEC 관리 발언이 추가적으로 원유 가격의 상승을 도왔다.

달러 약세로 인한 귀금속 가격 상승과  고유가, 신용경색으로 인한 불안감에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지만, 금융위기 상황속에 금이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써 피난처로 주목 받고 있다.

HSBC 뉴욕 사무소의 제임스 스틸 금속 애널리스트는 "달러 하락 뿐만 아니라 국제유가의 상승과 신용위기가 아직 월가에 남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징조가 더해져 금값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스틸 애널리스트는 FRB의 결정이 “단기적인 관점에서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여전히 불확실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 역시 금값 상승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투자자들은 귀금속을 인플레이션에 대한 방지책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라면서 "금값 상승은 고유가 탓도 있으며 국제유가가 경기가 회복될 때 금도 적정 가격을 찾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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