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휴대폰시장이 '짝퉁'과의 전쟁에 나섰다. 닝보버드와 같은 중국의 대표적 휴대폰 업체들이 노키아, 모토로라와 같은 글로벌 선두 기업은 물론 모조 제품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24일 보도했다.

가입자 기준으로 중국이 세계 최대 이동통신시장으로 거듭났지만 닝보버드와 아모이 등 토종 브랜드들은 해외 선진기업들에게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는 것은 물론 역내 짝퉁 제품의 범람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IHT는 전했다.

문제는 휴대폰 시장이 고가 제품과 저가 제품으로 양분된 상태에서 저가 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이 짝퉁 제품으로 인해 입는 피해가 더욱 크다는 것이다.

중국 휴대폰업계가 짝퉁 제품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 사진은 중국 닝보버드의 휴대폰 제품.

특히 인터넷을 중심으로 짝퉁 제품에 대한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상태다. 짝퉁 휴대폰 판매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푸지엔강은 "노키아를 사용하는 고객들은 짝퉁을 사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닝보버드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은 짝퉁 제품을 구입할 의향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애플의 아이폰을 모방한 하이폰이라는 모조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는 한달에 수백대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주요 고객층은 지방 농민과 이주민을 비롯해 저소득층이라고 밝혔다.

푸 씨는 "농민들은 1년에 고작 1만위안을 번다"면서 "이들이 한대에 5000위안짜리 정품 휴대폰을 살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농민들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휴대폰을 원하며 휴대폰을 통해 음악도 듣고 싶어 한다"면서 짝퉁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이유는 설명했다.

푸 씨가 판매하는 제품들은 닝보버드와 레노보 등 중국 기업 제품이 대부분이라고 IHT는 전했다.

이처럼 중국 휴대폰업체들이 설 곳을 잃게 되면서 실적 역시 갈 수록 악화되고 있다. 닝보버드는 지난 1분기 3400만위안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경쟁업체인 아모이 역시 같은 기간 손실이 1억2100만위안에 달했다.

한편 현재 중국 휴대폰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은 핀란드의 세계 최대 이동통신기기업체 노키아다. 리서치 기관인 애널리시스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노키아를 비롯해 상위 5개 업체가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선전에서 휴대폰 공장을 운영 중인 저우시앙 씨는 "휴대폰 업계는 그야말로 피 터지는 전쟁을 겪고 있다"면서 "지난 2006년 저가 휴대폰 가격은 100위안이었지만 지금은 20위안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지난 5월 이동통신기기 가격은 전년 대비 20% 하락했다. 시장조사기관 CCID 컨설팅은 지난해 중국에서 팔린 휴대폰이 모두 1억7000만대라면서 이중 7000만대가 짝퉁 또는 비등록 휴대폰일 것으로 추정했다.

휴대폰 생산업체인 페렉스 일렉트로닉스의 렌치안 매니저는 "인건비 상승과 생산 비용 증가로 휴대폰 업계의 마진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많은 기업들이 도산하고 있는 상태"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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