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증시 급락은 핫머니 탓?

2008-06-23 07:41

중국증시가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 핫머니 이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실제로 핫머니가 늘고 있는 것이 증시 약세의 배경으로 분석됐다.

지난주 중국증시는 큰 폭으로 등락을 거듭한 끝에 주말을 앞두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82포인트 오른 2831 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전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세계금융시장부 조사연구팀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핫머니는 중국으로부터 빠져 나가기는커녕 유입이 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국 자본시장을 중심으로 집중되고 있다고 신화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민은행 연구팀은 2007년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중국에 유입된 핫머니는 그 유입 추세가 완만해지기도 하고 가속되기도 했다며 이같은 흔치않은 추세를 만든 주요 원인으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담보주택) 사태의 영향과 위안화 절상을 꼽았다.

연구팀은 먼저 2007년 8~10월 사이 서브프라임 사태의 영향으로 핫머니가 이탈하면서 중국이 단기적인 자금 부족 현상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2007년 말 미국의 서브프라임 위기로 많은 국가들이 유동성 부족에 처했으며 그와 동시에 중국 국내 A주와 부동산 시장 모두 시세가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제자본이 중국에서 발을 빼면서 중국의 비무역(교역을 통하지 않은) 외환보유고 성장이 급속도로 둔화되고 위안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위안화 절상이 점진적으로 진행됐으며 이는 중국 국내 자금 회전에 압박 요인을 작용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중국에서 무역을 제외한 외환보유액 증가와 위안화 NDF시장의 절상은 계속해서 비교적 강한 상관성을 보였다. 특히 단기적으로 큰 등락이 발생할 경우 상관성은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07년 11월 이후 위안화 절상의 영향으로 결국 역외 투기 자금 유입이 가속되는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2007년 11월 이후 비무역 외환보유액 증가와 위안화 역외 NDF 시장의 절상은 함께 늘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은 즉 자금이 재차 중국에 유입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위안화 절상의 반등이 중국으로의 자금유입을 이끈 주요 원인으로 2007년 11월 외환시장에서 위안화는 대달러 절상 폭은 과거 월 평균 절상 폭의 2배에 달했다.

인민은행 세계금융시장부 조사연구팀의 스레이(石磊) 애널리스트는 "핫머니 유입 가속 추세는 현재까지 바뀌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 중국으로 유입되는 핫머니의 주요 출처는 개인이 아닌 국제 투자기관이며 이들 해외 자본은 아시아 신흥시장 전체를 고려하여 투자 전략을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해외 자본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자본 유입상황을 고찰하고 중국 핫머니의 유동현황도 참고하면서 투자에 나선다고 조사연구팀은 밝혔다.

동남아시아를 살펴보면 국제 투자 자금은 2007년 말 아시아에서 유출된 후 2008년 대만과 태국, 중국 등의 국가에 다시 유입되기 시작했다.

스레이 애널리스트는 지난 4월 이후 중국 외환보유고가 급속히 증가한 원인이 국제 투자기관을 배경으로 한 핫머니 유입에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때 유입한 핫머니는 2007년 후 부동산 시장에서 A주로 옯겨갔다고 지적했다.
 
스레이 애널리스트는 현재 중국 증시의 주요 투자세력이 외국 자본 배경의 국제 자본으로 바뀌고 있다며 이는 핫머니가 중국 자본시장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