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대신 메신저, 외근 땐 카풀…건설사 위기 속 진풍경

2008-06-17 13:46

건설사들이 마른수건을 쥐어짜고 있다. 분양시장의 침체 속에 미분양 주택은 쌓여만 가고 건설원자재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건설 관련 노조의 잇따른 파업까지 겹친 탓에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각 건설사들은 내부적으로 에너지절감 방안을 짜내는 데 골몰하고 있다. 점심시간에 형광등을 끄는 것이나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넥타이를 푼 간편한 복장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전화요금을 줄이기 위해 메신저를 이용하는가 하면 외근을 나갈 때조차 여럿이 함께 '카풀'을 하기도 한다.

쌍용건설은 원가절감을 위한 캠페인을 전사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서별로 모은 원가절감방안을 묶어 사보에 게재하기도 했다.

쌍용건설 토목공사부는 현장 연락시 메신저를 활용해 불필요한 전화사용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또 공사부에 마련된 현장 사물함 이용을 활성화해 긴급서류를 제외한 우편 및 서류 전달에 따른 우편료를 절감할 계획이다.

토목기술기부는 원가절감을 생활화하자는 원칙을 세웠다. 설계도서를 치밀하게 검토해 공기지연 및 원가상승 요인을 사전에 배제하겠다는 차원에서다. 아울러 강재비 급등 등 재료비 상승을 고려해 시공 자재를 강관파일에서 PHC 파일로 바꾸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출장이 잦은 해외토목부는 항공권을 좀더 싸게 구매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를 통해 오픈 기간이 1개월 이내인 왕복 항공권을 2개월 정도 미리 예약하는 등의 방법을 도입키로 방침을 정했다.

외근이 잦고 차량을 이용할 경우가 많은 업무부의 경우 외근시 가급적이면 대중교통을 이용키로 했다. 업무용 차량을 이용해야 할 경우에는 유류비 절감을 위해 외근 카풀제도 실시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건설현장에서도 에너지절감을 실천하고 있다. 차량 이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불필요한 차량운행을 중단키로 한 것이다. 또 건설장비도 시간을 정해서 함께 정비하기로 했다.

금호건설은 건설현장에서 화장실 등 불필요한 등은 끄도록 하고 있으며 전원 콘센트에 개별 전원차단장치를 설치해 퇴근시 컴퓨터 등 전원기기의 전원을 내리고 있다.

공기업들도 에너지절감을 위해 고심하기는 마찬가지다. 대한주택공사는 최근 에어컨 사용 기준온도를 28도로 높였다. 아울러 점심 때나 퇴근 시간에는 모든 전원을 강제 소등한다. 필요한 경우에만 켜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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